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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엠블레포

●요한복음 1장 40~42절


인생은 만남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많은 만남을 통해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만남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일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마다 그 인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주님을 만난 이후 이름이 바뀌는 인물들을 성경 속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브람이 아브라함으로, 야곱이 이스라엘로, 시몬이 게바(베드로)로, 사울이 바울로 바뀌었습니다. 성경에서 개명(改名)은 단순한 호칭 변화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주님께 가장 먼저 나온 제자 중 하나가 바로 베드로의 형제 안드레입니다. 안드레가 주님을 만나고 너무 좋아서, 자기 형제 베드로를 예수님께로 이끌었습니다. 주님은 베드로를 처음 보시자, 그를 향해 놀라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데리고 예수께로 오니 예수께서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요한의 아들 시몬이니 장차 게바라 하리라 하시니라.”(요 1:42)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이름을 시몬에서 게바로 바꾸셨습니다. 시몬은 쉽게 흔들리는 ‘갈대’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게바의 뜻은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란 뜻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 베드로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휩쓸리는 존재였습니다. 그는 감정이 너무 쉽게 변하고, 쉽게 화내는 사람이었습니다. 베드로는 그 이름대로 흔들리는 갈대와 같은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그런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너는 시몬이지만 앞으로 반석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쉽게 흔들리는 자였으나, 앞으로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반석과 같이 견고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 될 것이고, 영향력 있는 삶을 살아내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는 굉장한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42절 “시몬을 보시고…”에서 ‘보시고’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엠블레포’라는 말입니다. 엠블레포, 즉 ‘보다’라는 말은 사람의 겉모습을 본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나이가 몇 살인지, 외모는 어떻게 생겼는지, 화를 잘 내는지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엠블레포는 그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람을 바라보는 눈을 말하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겉으로는 연약한 사람이요 남을 어렵게 하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속은 단단한 반석과 같아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의 나라에 좋은 것을 가져다주는 존재, 이것이 바로 베드로를 향하신 주님의 계획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베드로를 바라봤을 때는 시몬의 겉모습만 보았을 것입니다. 연약한 자 시몬, 실수를 많이 하는 시몬으로 보고 그를 평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엠블레포, 즉 그 속에 있는 가능성을 보셨고 원래 주님이 계획하신 놀라운 일을 해낼 그런 모습으로 바라보신 것입니다. 겉모습을 본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변화되어 주께 쓰임 받을 사람으로 바라보신 것입니다.

주님은 나를 엠블레포의 눈으로 보십니다. 가족, 자녀, 성도들도 주님은 엠블레포의 눈으로 보십니다. 나 자신을 볼 때 실수와 약점이 많은 나로 보일 수 있으나 주님의 엠블레포로 보면 안에 숨어있는 엄청난 지도자의 모습, 위대한 사람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는 것입니다.

가정 안에서 부모들이 바라보는 자녀들의 모습은 어떤가요. 어떤 눈으로 우리 자녀들을 바라보시나요. 가정 안에서 부부가 서로 바라보는 모습은 어떤가요. 지금 실수하고 있는 부족한 모습만 바라보면 자녀를 야단만 치게 되고, 부부싸움만 하게 되고, 서로에 대해서 실망만 할 뿐입니다.

그러나 엠블레포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가정과 교회는 천국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엠블레포의 시선으로 교회와 성도들을 바라보고, 사역자들을 바라볼 수 있길 바랍니다.

진계중 목사(오산 새로남교회)

◇오산 새로남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소속으로 1985년 1월 경기도 오산시에 설립됐습니다. 말씀과 성령의 능력으로 예배 회복에 힘쓰며,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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