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을 보면 지난 6월까지 누적 통합재정수지는 38조5000억원 적자다. 월별 통합재정수지 작성을 시작한 1999년 7월 이후 최대 적자다. 지난 4월까지 적자보다도 12조6000억원가량 늘어났다. 언뜻 봐서 ‘나라 가계부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그러나 재정수지 해석 과정에서 오해를 막기 위해 이 지표의 특성을 짚어봐야 한다. 재정수지는 나라 곳간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1년간 정부 총수입과 총지출의 차이를 의미한다. 정부는 다음 연도 수입을 예상해 적정 수준의 지출 규모를 결정한다. 수입과 지출 규모는 크게 나눠보면 수입 측면의 계절적 요인과 지출 측면의 정책적 판단이 한 회계연도 내에서 월간 재정수지 누적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입 측면을 살펴보면 국세수입은 부가가치세 법정신고기한(1·4·7·10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의 경우 부가가치세 환급액 증가 등으로 감소하는 측면이 있다. 매년 이런 계절적 요인의 영향이 나타난다. 지방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부가가치세 감소와 유류세율 한시적 인하 연장(8월 31일까지)도 상반기 수입 감소의 원인이다. 지출 측면에서 정부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을 강도 높게 추진해 왔다. 그 결과 당초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목표인 61%를 훌쩍 넘은 65.4%를 집행했다. 월별 총지출은 대체로 3, 6월에 높게 나타나지만 금년 상반기에는 더욱 지출을 확대했다. 6월 누적 재정수지 적자폭 확대의 또 다른 원인이다.

결론적으로 수입은 고정된 일정에 맞춰 들어오지만 지출은 일정을 대폭 앞당겨 집행했기 때문에 6월까지의 재정수지 적자가 커졌다. 이를 봤을 때 하반기에는 지출 감소로 재정수지가 개선돼 연간 예정된 적자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상반기까지의 재정수지만으로 정부재정의 연간 건전성을 우려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세계경제의 성장세는 둔화하고 최근에는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새로운 도전과제가 대두되는 등 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면서 정부는 경제 상황을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 선제적 대응을 위해 정부는 재정의 조기 집행, 이월·불용 최소화는 물론 확장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하반기 간 그리고 월별 재정수지의 등락이 크게 나타날 수 있음을 설명드린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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