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냉음료 수요가 폭발적이다. 그만큼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매장 밖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 쓰레기도 지천에 나뒹군다. 환경부가 지난해 5월 21개 브랜드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과 협약한 뒤 플라스틱 컵 등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제한을 시행한 지 이번 달로 1년이 됐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수거량이 지난해 7월 206t에서 올해 4월 58t으로 약 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약 업체들의 일회용 컵 사용량은 같은 기간 7억137만개(9138곳)에서 6억7729만개(1만360곳)로 약 1% 줄었다. 매장 내 사용은 획기적으로 감소했지만 매장 밖 사용(테이크아웃)이 크게 늘면서 전체 사용량은 별반 줄지 않았다.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매장에서 회수돼 재활용 업체로 넘어가는 일회용 컵이 줄면서 재활용률도 낮아졌다. 매장 밖으로 나간 일회용 컵들은 아무 데나 버려지면서 대부분 일반쓰레기와 뒤섞여 소각 또는 매립되고 있다. 일회용 종이컵 사용 제한이 업체들과의 협약에서 빠져 있는 것도 허점이다. 정부의 의욕과는 달리 전반적인 일회용 컵 감축의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컵보증금제 재도입이 절실하다. 일회용 컵에 보증금을 붙이고 쓴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환경부는 법적 장치 없이 업체들과 협약해 2002년부터 시행했었다. 그러나 미환불 보증금 관리 등이 문제가 돼 2008년 중단하고 말았다. 이후 일회용 컵 사용량이 폭증했음은 물어보나마나다. 정부의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대로라면 컵보증금제는 지난해 법 개정에 이어 올해 시행돼야 한다. 지난해 발의된 법 개정안은 잠자고 있다. 환경부의 2017년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9.9%가 찬성하는 등 여론이 긍정적이었다.

분리배출 등의 관리가 미흡한 각양각색의 국산 폐플라스틱은 재활용도가 낮아 일본 등지로부터 폐플라스틱 수입을 유발한다. 재활용하기 쉽게 관리되고 수집된 폐플라스틱을 들여와 쓰는 게 낫다는 게 국내 업체들의 판단이다. 일본산 폐플라스틱 수입 양은 급증해 2017년 3만93t, 2018년 6만4464t, 올 상반기 3만5215t에 이른다. 일본과의 경제 갈등이 진행 중이다. 컵보증금제의 신속한 도입과 국민의 적극적 호응은 일본산 폐플라스틱 수입을 줄이는 데 상당히 기여할 수 있다.

김용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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