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의 ‘원투펀치’ 정현(23·한국체대)과 권순우(22·당진시청)가 나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현은 부상에서 복귀한 뒤 7연승을 질주했고, 권순우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승승장구해 한국 선수 사상 세 번째로 세계 랭킹 100위 안에 안착했다. 그늘로 들어가는 듯 했던 한국 남자 테니스에 볕이 들기 시작했다.

정현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쓰촨성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청두 인터내셔널 챌린저 결승에서 스기타 유이치(일본)의 서브를 백핸드로 받아치고 있다. 정현은 2대 0으로 승리해 우승했다. ATP 투어 홈페이지

정현은 8일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에서 열린 ATP 투어 요카이치 챌린저(총 상금 5만4160달러) 나흘째 단식 16강전에서 일본의 유스케 타카하시(22·470위)에게 2대 1(3-6 6-1 6-4)로 승리했다. 허리 부상으로 지난 2월부터 5개월여 동안 치료에 전념하고 지난달 말 복귀해 내리 7연승을 질주했다.

정현은 앞서 지난 4일 중국 쓰촨성에서 폐막한 청두 인터내셔널 챌린저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일본의 스기타 유이치(31·197위)를 2대 0(6-4 6-3)으로 제압한 폐막 당일 결승전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곧바로 참가한 이번 요카이치 챌린저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이어가며 두 대회 연속 우승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순위는 상승세로 들어섰다. 정현은 지난 5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141위에 올랐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쓰며 이형택(43·은퇴)이 갖고 있던 한국 남자 테니스 사상 최고 랭킹(36위)을 넘은 19위에 올랐지만, 올 시즌 부상 여파로 투어 불참이 길어져 순위는 166위까지 추락했다. 복귀를 차분하게 준비한 정현은 랭킹을 25계단이나 끌어올렸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ATP 투어 로저스컵 단식 예선 2회전에서 존 밀먼(호주)에게 서브를 넣는 권순우. 연합뉴스

권순우의 강세도 맹렬하다. 권순우는 지난 7월 메이저대회 윔블던에서 카렌 카차노프(23·8위)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쳐 주목을 받았다. 이후 참가한 ATP 투어 애틀란타오픈 16강, 멕시코오픈 8강에 올라 승승장구했다. 4대 메이저대회 바로 아래 등급인 ATP 투어 마스터스 1000시리즈인 로저스컵에서도 본선에 진출해 기세를 올렸다.

권순우의 세계 랭킹은 15계단 올라선 97위다. 어느덧 100위의 벽을 뚫었다. 한국 선수로 세계 100위권 진입은 이형택, 정현에 이어 세 번째다.

정현과 권순우는 오는 27일 개막하는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나란히 출격한다. 유진선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권순우의 흐름이 좋고 경기 감각도 좋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며 “정현은 휴식이 길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몸 상태만 좋으면 메이저대회 16강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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