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왼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당권파 모임인 대안정치연대 소속 10명 전원의 탈당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대안정치연대에는 유 원내대표와 장병완(왼쪽 두 번째)·박지원·천정배·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민주평화당의 비당권파인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이 8일 전원 탈당을 선언했다. 그동안 신당 창당을 놓고 내홍을 겪어온 평화당이 쪼개지면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등과 새로운 ‘호남 제3지대’ 논의가 탄력받을 전망이다. 향후 바른미래당에서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교통정리가 되면 ‘보수 통합’에도 가속도가 붙게 된다. 결국 평화당의 분당으로 정계개편이 촉발될 전망이다.

대안정치연대를 대표하는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10명 전원이 당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동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해온 대안정치연대는 유 원내대표와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독자노선을 걸어온 김경진 의원까지 탈당할 경우 평화당에는 정 대표와 박주현·김광수·조배숙·황주홍 의원만 남는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볼 때 정동영·박주현 두 분도 다시 돌아온다. 나가는 사람 없이 다 같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들 또한 신당 추진기구로 뜻을 모으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 대표 측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대안정치연대에서 즉각 당권을 내려놓으라는 주장을 계속하며 탈당을 시사한 것은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대안정치연대가 탈당 결행 날짜로 정한 12일까지 정 대표와 최종 담판을 이뤄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결국 이들이 무소속 상태에서 새 판 짜기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유 원내대표는 “무소속으로 비교섭단체를 만들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과도 접촉 중임을 암시했다.

이렇듯 평화당 탈당파가 신당 추진기구를 띄우면 내홍이 심한 바른미래당의 교통정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총선 비전과 정계개편 내용을 담은 ‘손학규 선언’ 발표를 앞둔 데다 비당권파인 유승민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공개 러브콜’까지 받으며 분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향후 국면과 정당 지지율 등을 고려했을 때 손 대표 쪽과 대안정치연대가 합쳐지고, 유승민계와 한국당이 합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호남 신당과 보수 통합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손 대표와 일부 호남계 의원들이 바른미래당 밖으로 나오긴 쉽지 않아 보인다. 한 호남계 의원은 “탈당해서 대안정치연대에 간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우리 당이 주도하는 빅텐트에 대안정치연대도 오고 새로운 분들도 참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이나 대안정치연대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주도권을 내줄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어느 쪽이 되든지 그럴듯한 명분과 동시에 제3지대 바람을 일으킬 어떤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느냐가 정계개편의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개혁 보수를 대표하는 유승민 의원의 최종 선택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안팎에서 안철수 전 의원의 추석 전 조기 귀국설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새로운 대안세력을 표방하는 이들에게 실제 여론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권순정 리얼미터 본부장은 “보수, 진보의 집토끼들은 각각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에 강하게 결집해 있고, 36~40%가 중도층”이라며 “중도층 역시 보수적이냐, 진보적이냐에 따라 제3정당보다는 민주당이나 한국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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