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미션 > 전체

[정흥호 총장의 성경과 선교] 이교도에게 여호와 전했지만 반쪽짜리에 머물러

<15> 유대인의 디아스포라

아세아연합신학대 외국인 학생들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양평 학교 내에서 열린 ‘ACTS 선교대회’에서 자국 국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아신대 제공

구약의 선교적 관점을 조망하려면 하나님께서 어떤 방법을 통해 유대인에게 주어진 선교적 사명을 이루어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디아스포라(Diaspora, ‘흩어짐’이란 뜻이 있음)에 있다.

유대인들이 흩어짐으로써 다른 민족과 접촉을 통해 그들의 선교적 활동을 자연스레 전개했다. 그들은 가는 곳마다 구약의 전개과정에서 보여준 여호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이 없다는 유일신관을 선포하고 소개했다. 또한, 유대인들은 다른 민족들과 사회적으로 접촉하면서 자기 종교를 더 잘 인식할 기회도 갖게 됐다.

물론 이들이 다른 이방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그런 것에 동화되어가는 혼합주의적 신앙을 갖게 된 부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들은 가는 곳마다 여호와 하나님이 누구인지 선포·증거해야만 했다.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부여된 책임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구원이라는 놀라운 축복을 받게 하려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하는 것이었다.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은 나라 곧 하나님의 기업으로 선택된 백성은 복이 있도다.”(시 33:12)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간 유대인들은 이 세상에서 경배하고 섬겨야 할 신이 오직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이신 것을 선포해야 했다. 그들을 어떻게 광야에서 이끌어가셨고, 어떻게 먹이시고 입히셨는지, 어떻게 전쟁 가운데 승리케 하셨는지 말이다. 즉 그들이 경험한 하나님을 증거하고 그곳에 있는 자들도 함께 그 하나님을 믿고 경배케 하는 것이었다. 또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이 어떤 것임을 선언하는 것이었다. 구원을 베푸실 오직 유일한 여호와 하나님을 믿지 않을 때 어떤 결과가 있는지도 알려줘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다른 종교나 신앙과 섞이는 혼합주의적 양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런 부정적인 상황이 전개될 때마다 하나님은 선지자를 통해 경고하셨고 때로는 징벌을 내리기도 하셨다. 여기서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근본적으로 디아스포라를 통해 선교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찾아볼 수 있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부여된 사명은 그들의 선교적 노력을 통해 더 많은 유대주의자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었다. 이방인 안에서도 하나님을 섬기고 경배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하나님의 구원 목적을 바로 이해하지 못할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대주의적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민족주의적 종교로 전락시켜 버렸다.

유대인들의 디아스포라 역할은 사도행전에서도 분명하게 보인다. 특히 바울과 바나바는 유대와 헬라 문화에 익숙한 유대인의 디아스포라를 보여준 좋은 예가 된다. 믿지 않는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다니고, 이방인과 디아스포라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이 있는 안디옥교회로부터 파송을 받고 이방인들에게 선교하러 간 특별한 사명을 받았다(행 13~14장). 신약을 통해서 이 사명이 어떻게 구체화되어가는지를 앞으로 보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 유대인에게 하나님의 선민으로 부여된 책임은 구원을 베풀어주는 분은 다른 신이 아니라 오직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증거하는 일이었다. 많은 부정적인 부분이 있었음에도 먼저 유대인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가도 그 지역의 종교에 동화되어 버린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종교적 관습을 사용함으로써 여호와 하나님을 소개할 수 있었다는 긍정성을 부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회당을 통해 예배와 교육, 신앙의 전수가 이어졌고 이교도들에게도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종교가 무엇인지 알릴 수 있는 선교의 기초를 놓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들이 다른 지역에 정착하게 되었을 때 자생적인 인구증가를 통해 그 지역에서도 유대 인구가 확산되는 데 기여했다. 특히 그리스-로마 지역에서는 유대인들의 영향력이 광범위하게 발휘되면서 이는 나중에 기독교 선교가 진행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틀이 되기도 하였다.

다시 말하면, 이를 통해 앞으로 기독교 선교의 길이 어떻게 열리게 되는지를 보여준 역사적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독교 선교가 유대교와 완전한 단절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그것을 기초로 한 연속 선상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유대교가 구약의 가르침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반쪽자리 신앙에 머물고 말았다는 것이다. 또한, 잘못된 메시아사상에 매어서 그들에게 주어진 선교적 사명을 저버리고 민족의 종교로 전락하였다는 오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구약은 인정하되 신약에서 보여준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바로 보지 못하고 구원자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는 불완전한 길(incomplete way)로 가고 말았다. 구약의 하나님 아버지를 바로 알고 믿었다면 신약에서 보여준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

정흥호 아신대 총장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