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첫 전파를 탄 ‘멜로가 체질’(JTBC·사진)은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 작품 중 하나였다. 올해 초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 돌풍을 일으킨 이병헌 감독이 집필·연출한 첫 정식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이 감독 특유의 코미디 감각을 안방에서 만나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컸다.

일단 신선함에서 합격점을 받은 모습이다. 30대 여성들의 일상을 코믹하게 풀어낸 극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1시간짜리 시트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눈에 띄는 건 단연 여주인공 3명. 드라마 작가 임진주(천우희), 다큐멘터리 감독 이은정(전여빈), 워킹맘 황한주(한지은)다.

이들은 극한직업의 빵빵 터지는 폭소와는 다른 결의 웃음을 선사한다. 액션의 자리를 대신하는 건 다름 아닌 ‘수다’. 이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쫀득쫀득한 ‘말맛’ 넘치는 대사들이 쉴 새 없이 몰아친다. “가슴이 폴짝폴짝 뛴다” 같은 말장난부터 “네가 나랏돈을 빼 먹었냐, 국정을 농단했냐”는 식의 해학까지 아우른다. 여기에 우스꽝스러운 내레이션과 황당무계한 인물들의 행동이 더해지면서 극의 재미는 배가 된다.

20~30대 청춘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포인트들도 곳곳에 녹아있다. 주인공들이 저마다 사연을 지니고 있는데, 연인을 잃었을 때의 슬픔이나 꿈을 이루는 지난한 과정, 워킹맘의 고충 등이 두루 담겨있다. 최근 트렌드에 발맞춰 여성들의 서사를 전면에 세웠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다만 과장된 캐릭터와 긴 내레이션 등 색다른 연출 문법을 어색해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중심 스토리와 곁가지가 명확히 나뉘는 일반 극과 달리 여러 인물의 서사가 거의 같은 비중으로 다뤄지면서 자칫 산만하게 느껴질 우려도 크다. 1~2회 시청률이 1%(닐슨코리아)대에 머문 것도 일련의 이질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극한직업의 성공에는 퍽퍽한 서민들의 삶을 치킨이란 은유로 유쾌하게 풀어낸 이 감독의 센스가 있었다. 청춘들의 희로애락을 발랄하게 풀어낸 멜로가 체질의 첫인상도 비슷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분명 의미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이 감독의 자신처럼 청춘들 마음에 돌풍을 일으킬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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