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내 금융시장 및 경제지표들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주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했고, 실물경제는 수출지표가 지난 5월에는 9.7%, 6월에는 13.7% 줄어들면서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8일 발표한 한국은행의 정책보고서에 의하면 미·중 무역분쟁이 과거 2000년 IT 버블붕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단기에 끝나지 않고 지속해서 한국경제에 불확실성을 확대하면서 어려움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가중되는 경제전쟁의 와중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미·중 무역전쟁의 폐해는 비록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두 영향을 받고 있고, 우리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재정 및 통화금융 등 거시경제정책을 통해 경제안정화 조치를 취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서는 정부, 기업, 소비자 등의 경제주체별로 장단기 대응책을 지혜롭고 전략적으로 펼쳐나간다면, 비록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친화적인 시장구조개혁을 이뤄 경쟁력 있는 산업 및 기업생태계를 만들 수도 있다. 즉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아베 신조 정권이 주도하는 전쟁은 2가지인데, 하나는 아베 가문의 그 태생적 속성상 일제 강제침탈의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역사전쟁이고, 다른 하나는 외양상 경제보복으로 보이나 실제는 4차 산업시대를 앞두고 강력한 추격자이며 경쟁자인 한국의 허리를 꺾어 놓겠다는 경제전쟁인 것이다. 아베의 역사전쟁에 대한 대응책은 역사적 증거를 통한 압박작전 및 글로벌 외교전략을 통한 고립작전으로 응수해야 한다. 경제전쟁에 대한 대응책은 더 복잡하다. 우리의 전략적 대응이 성공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그동안 한국경제가 30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시장친화적 구조개혁 문제인 대·중소기업의 생태계 조성과 아울러 동반성장의 구조도 만들어낼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당한 정부나 대기업들은 어째서 그동안 개혁적 시장전문가들이 대·중소기업의 생태계 중요성과 동반성장을 그토록 강조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그동안 우리 대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부품 소재를 개발하고 혁신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과 동반성장하기보다 단기적으로 가성비만 따져서 주로 일본 등의 부품 소재 기업들의 제품만을 의존해온 경향이 있었다. 물론 경제학 이론처럼 국제 분업이 원활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도널드 트럼프나 아베와 같은 인물들이 취하는 정책은 자유무역에 반하는 것들이다. 또 그것이 뉴노멀이 되는 현 시대에서는 생태계를 조성하지 못한 기업들에는 존망이 걸린 문제가 된다.

이제 총성 없는 경제전쟁은 시작되었다. 언제나 위기 앞에서 강했던 한민족의 DNA를 통해 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서는 경제주체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공동의 위기의식을 갖고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 정부는 심리에 영향을 받는 경제 속성상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과 시장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해야겠지만, 반드시 모든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상황별 대책(contingency plan)과 산업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IMF 외환위기 직전까지도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기 때문에 전혀 걱정 없다는 공언에 배신당했던 국민에게 양치기 소년과도 같은 거짓말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정치권은 더 이상 친일과 반일의 프레임으로 아군끼리 총질하고 등 뒤에서 칼을 꽂는 백해무익한 작태를 버리고, 전화위복의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입법 지원에 매진해야 한다. 언론은 SNS에 계속해서 확대재생산되는 가짜뉴스들이 소멸되고 스스로 신뢰받고 탈이념적인 뉴스매체가 되도록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극우 아베 정권과 선량한 일본국민들을 구별하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소비자정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권영준(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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