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한 대로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의원들이 탈당을 결행했다.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12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되기 위해 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제3지대 빅텐트’라는 그럴듯한 탈당 명분을 내세웠으나 내년 4·15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이다.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의 탈당으로 민주평화당은 창당 1년6개월 만에 와해됐다. 바른미래당도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여서 양측의 결별은 시간문제다.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정치권 이합집산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말이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대안정치와 바른미래당 호남계가 합치고,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미래당에 합류한 유승민계 의원들이 복당하는 것이다. 20대 총선 직후의 판도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은 아주 미미하다. 내년 선거에서 교섭단체 구성은커녕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두 당의 전신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한때 거대 양당의 나눠먹기를 견제할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으나 정체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분당과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대안정치는 국민의 40%에 육박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을 잠재적 지지층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착각도 이런 착각이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제3당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무당층은 정치를 혐오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이들이 거대 양당과 별 차이 없는 군소정당을 지지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정체성과 차별성을 확실하게 보여줄 때 중도층과 무당층이 움직인다. 그것에 실패하면 아무리 당명을 바꾸고 달라졌다고 해봐야 유권자 눈엔 호박에 줄 긋는 것으로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대안정치의 1차적 목표는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했던 국민의당 재현으로 보인다. 분명한 건 결과적으로 국민의당의 정치 실험은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같은 길을 가겠다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최종 판단은 유권자 몫이나 공감 없는 대안정치발 정치권 이합집산이 찻잔이나 흔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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