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로 대표되는 아파트 분양가 규제의 연원은 박정희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동붐으로 부동산시장에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아파트가격 급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정부는 1977년 최초로 ‘분양상한가’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에는 공급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신축 공동주택에 동일한 분양가가 일률 적용됐다.

획일적 분양가 규제는 주택공급 위축을 부작용으로 낳았고, 1980년대 말 ‘전세대란’으로 상징되는 부동산 혼란을 야기했다. 이에 노태우정부는 1989년 기존 분양상한가를 폐지하고 택지비와 건축비에 연동시켜 적정이윤을 더한 합을 분양가로 산출하는 ‘분양가 원가 연동제’를 도입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건설업체 도산이 잦아지고, 결정적으로 외환위기 발생에 따라 주택시장 침체와 미분양 급증이 몰아치자 분양가 규제 완화가 본격화된다. 김대중정부는 1999년 전면자율화로 분양가 규제를 사실상 폐지했다.

2000년대 초반 집값 급등에 노무현정부는 분양가 규제를 다시 꺼내들었다. 2005년 공공택지 분양가상한제 재도입을 시작으로 2007년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택지의 모든 공동주택에까지 상한제를 확대 적용했다.

분양가 규제의 부작용은 급격한 공급 감소와 미분양 물량 증가로 재차 확인됐다. 특히 분양가상한제를 양날의 검으로 만드는 ‘로또분양’ 문제가 불거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기미를 보이자 이명박정부는 주택형에 따라 분양가상한제 예외 대상을 설정하는 등 다시 규제 완화에 나섰다. 박근혜정부 역시 이 같은 기조에서 사실상 민간 분양가상한제를 유명무실화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