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가까운 곳에 살거나 ‘칼퇴’(정상 근로시간 후 바로 퇴근)를 하는 서울 회사원 비중이 10년간 크게 늘었다. 여가시간을 혼자 보낸다는 서울 회사원은 거의 2배로 증가했다. ‘힐링’은 여가의 주요 목적으로 대두했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의 ‘서울시 직장인의 출퇴근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12일 발간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설문조사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여가활동조사 결과 등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해와 2008년을 비교·분석한 보고서다.

집과 회사가 같은 자치구에 있는 서울 직장인의 비중은 2008년 46%에서 지난해 51%로 늘며 과반을 기록했다. 회사와 가까운 곳에 집을 얻는 식으로 출퇴근 시간을 줄여 개인시간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는 지역에 회사가 있는 직장인 비중은 성북·광진·중랑·성동구 등 동북권이 높았다. 도심권인 종로·용산구과 서남권인 강서·금천·관악구 등도 이 비중이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시민이 출근에 쓴 시간은 하루 평균 33.9분(출퇴근 왕복 1시간8분)으로 10년 전 34.5분(왕복 1시간9분)과 비슷했다. 2015년 36.1분까지 늘었던 출근 시간은 2017년 33분으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다시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출근 시간대(오전 6~9시)에 가장 많은 사람이 내린 전철역은 가산디지털단지역(1·7호선)이었다. 2008년 1위였던 강남역(2호선)은 5위로 밀렸다. 선릉역(2호선)이 2위를 유지한 상황에서 3위와 4위는 각각 삼성·역삼역에서 여의도·시청역으로 바뀌었다. 또한 서울 전 권역에서 오후 6시 이전 퇴근자로 추정되는 전철 승차자가 크게 증가했다. 대기업 본사와 공공기관이 밀집한 도심권(서울시청 일대)은 퇴근 시간대(오후 5~8시) 중 오후 5시와 6시의 전철 승차자 비율이 각각 20.0%, 42.8%로 모두 62.8%나 됐다.

10년 전과 비교해 오후 5, 6시 도심권 승차자 비율은 각각 2.0% 포인트, 6.8% 포인트 늘었다. 출근 시간대(오전 5~9시) 전철 하차자 비중은 오전 8시가 52.8%로 가장 많고 오전 9시가 22.9%로 뒤를 이었다. 2008년보다 오전 8~9시 하차자가 소폭 감소하고, 오전 7시 이전 하차자가 소폭 증가했다.

IT기업이 밀집한 구로·가산디지털단지 일대는 출근 시간은 늦어지고 퇴근 시간이 당겨졌다. 오전 9시 하차자(28.0%)가 5.3% 포인트, 오후 5~6시 승차자(63.8%)는 8.9% 포인트 늘었다.

국회, 방송국, 증권사가 분포한 영등포와 여의도지구는 지난해 오후 5~6시 승차자가 62.0%로 2008년보다 5% 포인트 증가했다. 오전 7시 하차자(27.3%)는 4.8% 포인트 늘어 출근시간이 당겨진 것으로 분석됐다. 강남·역삼·선릉역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은 오전 9시 하차자(28.0%)가 5.8% 포인트, 오후 5~6시 승차자(63.8%)가 3.4% 늘었다.

서울시민 중 출퇴근 여성 비중은 2008년 35.3%에서 지난해 44.8%로 10% 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출퇴근 인구 비중 증가폭은 30대(14.0% 포인트)에 이어 60대 이상(13.6% 포인트)이 두 번째로 컸다. 40대와 50대는 각각 10% 포인트 정도 늘고, 20대는 소폭(0.7% 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여가활동조사에서 “혼자 여가를 즐긴다”고 응답한 비중은 2008년 35%에서 지난해 62%로 크게 높아졌다. 1순위 여가 활동 동반자로 가족은 34%에서 28%로, 친구는 19%에서 8%로 줄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3시간으로 10년 전보다 48분 늘었다.

여가 활동의 목적 1위는 2008년과 지난해 모두 ‘개인의 즐거움’이 차지했다. 다만 응답자 비율이 43.6%에서 32.6%로 줄었다. 2008년 ‘스트레스 해소’(30.0%)였던 2위 여가 목적은 지난해 ‘마음의 안정·휴식’(17.8%)으로 대체됐다. 지난해 스트레스 해소는 16.3%를 차지했다. ‘건강’이라고 답한 비율은 11.6%에서 8.3%로 줄었다. 2008년 기타 응답(1.3%)에 포함됐던 ‘가족과의 시간’은 지난해 7.0%로 늘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