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박지원·장병완·장정숙·유성엽·천정배·김종회·최경환·윤영일(왼쪽부터) 의원 등이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평화당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민주평화당의 비당권파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이 12일 탈당계를 내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지난해 2월 국민의당 분당 과정에서 평화당으로 떨어져 나온 지 1년6개월 만에 또다시 당이 쪼개졌다. 이들의 탈당이 제3지대 대안 신당의 첫걸음이 될지, 호남이라는 지역 구도에 편승한 이합집산에 머물지 주목된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와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으로 구성된 대안정치연대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사분오열되고 지리멸렬한 제3세력들을 다시 튼튼하고 건강하게 결집해 대안 신당 건설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적이 바른미래당인 장정숙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탈당계를 제출했다. 대안정치연대는 지난 8일 당권파인 정동영 대표에게 대표직을 내려놓고 제3지대 신당으로 전환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체제로 갈 것을 요구했으나 끝내 정 대표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탈당파는 자신들이 규합할 대안 세력에 대해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실망한 건전한 진보층, 적폐 세력의 부활로 역사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합리적 보수층, 국민의 40%에 육박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비전과 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3지대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들이 가장 먼저 ‘헤쳐 모여’를 외치면서 향후 어떤 세력들과 연대할지 주목된다. 대안정치연대 관계자는 “평화당체제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탈당한 의원들의 공감대였고, 큰 틀에서 세를 키우자는 생각이 많다”며 “큰 틀에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의원들, 또 정동영 대표까지 특정 인사에 대한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선 국민의당 시절 함께했던 의원들과 먼저 손을 잡은 뒤 점차 세를 불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와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이 첫 번째 연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평화당 탈당파나 손 대표 측이나 어느 쪽이든 먼저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손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평화당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평화당 분당은 바른미래당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와 내년 총선 전략 등을 망라한 ‘손학규 선언’을 당초 이날 발표하려다 다음 주로 미뤘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평화당 탈당 의원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우리가 어떤 길을 갈지 큰 틀에 대해 말할 것”이라며 “손 대표가 당의 정체성을 어떻게 가지고 갈 건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정동영(가운데) 평화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탈당의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권현구 기자

평화당 탈당파는 정 대표 등 당권파와도 결국 합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지원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정 대표와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종국에는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총선 불안감에 떠는 소수정당 현역 정치인들의 두려움과 이를 이용한 노회한 구태정치의 결합일 뿐”이라며 탈당은 명분도, 의미도 없다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탈당파의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인 이형석 최고위원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면서 다시 또 호남이라는 지역을 볼모로 헤쳐 모이는 것을 지역민들이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재현 심희정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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