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슈트를 입고 공기탱크를 찬 아쿠아리스들이 480t의 해수가 담긴 대형 수조에서 제브랴 샤크, 가오리 등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하루 수십㎏의 오징어 꽁치 새우 등의 먹이를 매일 한 번씩 공급한다.

차가운 물이 가득 담긴 대형 수조에 상어와 가오리 등이 천천히 움직인다. 이들 옆에 물고기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물고기들도 익숙한지 도망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식사시간임을 알아차리고 몰려든다. 이들은 먹이주기와 다친 물고기 치료뿐 아니라 수조 청소까지 ‘작은 바다’인 아쿠아리움에서 대부분의 일을 도맡아 한다. 이들은 아쿠아리스트다.

러시아 공연팀이 대형 수조에서 인어공주 공연을 펼치고 있다. 물 온도가 섭씨 24도밖에 안돼 한여름에도 공연이 끝나면 따뜻한 난로 앞에서 몸을 녹인다.

지난 1일 경기도 부천시 플레이아쿠아리움에서 일하는 아쿠아리스트들을 만났다. 이들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수질 및 시스템 운용 등 아쿠아리움 내의 생명유지 장치를 관리하는 것이다. 수중생물의 사육과 번식, 물고기 디스플레이와 전시기획, 세미나와 교육 등 다양한 업무도 한다. 업무는 고단하지만 보람도 크다. 작은 손길 하나가 아픈 바다생물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되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수조에서 바다생물들이 친구처럼 다가오는 것 역시 즐겁다. 고요한 물속에서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을 보면 세상의 번뇌를 잊게 된다.

아쿠아리스트가 수조에서 병에 걸린 가오리를 건져 올려 상태를 확인한 후 치료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애로사항도 적지 않다. 항상 물기에 노출돼 미끄러지는 일이 많다. 심지어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다 떨어지기도 한다. 자신이 돌보는 바다생물에게 공격을 당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돌보던 개체가 아프거나 죽으면 심한 마음고생을 하게 된다. 아쿠아리스트들의 이런 노고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바다 깊은 곳의 모험을 선사한다.

아쿠아리스트가 수달에게 먹이를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다.

이기성 아쿠아리스트 팀장은 “아쿠아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생명을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섬세하고 꼼꼼한 성격과 당황하지 않는 침착성도 필요하다”라며 “교육을 통해 익힐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선천적 성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충고했다.

부천=사진·글 이병주 기자 ds5ecc@kmib.co.kr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