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집결한 홍콩국제공항 ‘올스톱’… 경찰 강경 진압에 여성 시위자 실명 위기 일파만파

한국 정부, 폐쇄 장기화 땐 마카오·선전 공항 활용키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12일 홍콩국제공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 지도부는 지난 11일 시위 도중 한 여성이 경찰의 고무탄에 맞아 실명 위기에 놓인 데 항의하기 위해 공항 점거 시위를 소집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12일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해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한 여성 시위자가 실명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이 발단이 됐다. 경찰은 ‘바람잡이’ 경찰관 배치를 인정하면서도 불법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시위대의 반발은 쉽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홍콩 시위대 수천명이 공항 터미널로 몰려와 홍콩 출국 수속 등이 전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공항 당국은 이날 오후 “출발편 여객기의 체크인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며 “체크인 수속을 마친 출발 편 여객기와 이미 홍콩으로 향하고 있는 도착편 여객기를 제외한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공항 당국은 “13일 오전 6시부터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시위대 지도부는 전날 침사추이 지역의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콩주머니총(bean bag gun)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한 것에 분노해 이날 공항 점거 시위를 소집했다. 실명 위기에 처한 여성을 기리는 의미에서 헝겊으로 한쪽 눈을 가리고 시위에 참가한 이들이 많았다. 시위대가 공항으로 운집하면서 여행객들은 공항에서 수속을 밟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인근 도로 교통도 극심한 정체에 빠졌다.

12일 공항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빨간 물감으로 물들인 붕대로 눈을 가린 모습. ‘홍콩 경찰이 홍콩 시민을 살해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정부도 홍콩으로의 하늘길이 막히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홍콩에서 국내로 들어올 예정인 국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홍콩 당국이 공지한 시간 이후 한국과 홍콩을 오가는 항공편은 총 23편으로 이 중 국적항공사 10편은 이미 결항이 확정됐고, 나머지 외국 항공사 13편도 모두 결항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공항 폐쇄가 장기화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3일 이후에도 공항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어 현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공항 폐쇄가 지속되면 마카오 공항이나 중국 선전 공항에 대체편을 편성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강경 진압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홍콩 경찰은 시위진압 및 물리력 사용에 불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탕핑컹 경찰 부책임자는 “일반복으로 변장한 바람잡이 경찰관들은 불법적인 활동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명 위기에 처한 여성 시위자에 대해서는 경찰 진압에 의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증거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세종=전성필 기자,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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