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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나방 애벌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지나방 애벌레는 나뭇가지 흉내를 냅니다. 새들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지요. 자작나무에서는 자작나무 색깔을 띠고 버드나무에서는 버드나무 색을 띱니다.

심지어 줄무늬를 그려 넣은 인공 나뭇가지에 올려놓아도 사람이 그려 놓은 줄무늬가 애벌레의 몸에 나타납니다. 사진으로 보면 가지나방 애벌레와 나뭇가지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가지나방 애벌레의 눈을 가려도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눈으로 색을 감지해 몸의 색을 바꾸는 게 아니라 피부로 빛을 감지해 자신의 피부색을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피부로 감지해낸 색깔에 자기 몸을 맞추는 벌레가 있다니요.

가지나방 애벌레 이야기를 들으며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것은 미물과 같은 벌레도 자신의 몸으로 주변의 색을 감지해 몸의 색을 일치시키는데, 오늘 우리는 그토록 오랫동안 예수님을 믿었다고 하면서도 무엇 하나 제대로 닮은 게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변하지 않는 우리의 믿음은 한 마리 애벌레 앞에서도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럽고 민망한 믿음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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