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연기 인생 중 처음으로 도전한 공포 영화 ‘변신’에서 섬뜩한 아버지의 얼굴을 보여준 배우 성동일. 그는 “연기자는 ‘기술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을 선택할 때 그 작품이 충분한 장비를 갖추고 있는지를 본다”고 말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이미지 변신? 전 그런 거 못 해요. 어떤 영화에서든, 드라마에서든 그냥 뻔뻔하게 성동일이죠.”

생애 처음 공포물에 도전해본 소감치고는 어쩐지 싱겁다. 무던하고 담백한 그의 성격 그대로다. 드라마 ‘응답하라’(tvN) 시리즈 세 편(2012, 2013, 2015)이 연달아 히트하면서 ‘국민 아빠’로 등극한 배우 성동일(52)이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비록 본인은 대수롭지 않아 할지언정.

오는 21일 개봉하는 공포 스릴러 영화 ‘변신’에서 성동일은 가족 구성원의 모습을 하고 집안에 숨어든 악마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을 의심하게 되는 가장 강구 역을 맡았다. 1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아주 한국적인 오컬트 새드 무비”라고 소개했다.

“저는 공포 장르를 별로 안 좋아해요. 보고 나면 잔상이 남아서 한동안 괴로우니까요. 그런데 ‘변신’은 사람이 중심인 영화라서 마음에 들었어요. 가족의 이야기라는 점도 좋았고요.”

‘변신’이 비슷한 장르의 기존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믿지 못하는 현실적 상황을 다룬다는 것이다. 자상하기 그지없던 아버지가 싸늘한 표정으로 아내(장영남)와 딸들(김혜준 조이현)을 공격하는 모습이 섬뜩하다.

이번 영화에서 성동일은 특유의 유쾌함을 완전히 지워냈다. 연기 변신을 꾀한 게 아니라 작품 자체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내 이미지가 어떻고 관객이 어떻게 볼까,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요. 이제 와서 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웃음).”

성동일은 “그저 추억을 쌓듯 이 작업을 즐기고 싶었다”고 했다. 흥행 고배를 마신 전작 ‘반드시 잡는다’(2017)를 함께했던 김홍선 감독과 다시 손을 잡은 것도 그래서다. 또 한 번의 ‘추억 쌓기’랄까. 그에게는 현장과 그 안에서 함께하는 사람들, 그 자체가 소중하다는 얘기로 들렸다.

“‘변신’을 끝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차기작 ‘담보’ 촬영까지 마쳤어요. 한 이틀 쉬면 미칠 것 같더라고요. 예전에는 밤새 촬영하는 게 소원이던 적도 있어요. 이제 그 소원을 이룬 거죠.”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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