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자체에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해 올린 공고들. 두 달여간 5차례에 걸쳐 공고가 이뤄졌다. 지자체 홈페이지 캡처

“60개 회사가 청년 99명을 채용하고 싶다고 신청했는데, 취업한 청년은 49명뿐입니다.”

지난달 만난 전남 순천시 상공회의소 관계자의 말이다. 순천시 상공회의소는 지역 내 기업과 청년을 연결해주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회사로 프로젝트)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상공회의소가 선정한 우수 중소기업이 청년을 채용하면 정부가 연봉 중 2160만원 정도를 대신 주는 사업이다. 추가근무수당과 4대 보험 혜택 등까지 합하면 월 300만원 가까이 벌 수 있는데도 청년을 구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했다. 그나마도 12명은 1년을 못 채우고 그만둬 재공고를 통해 채워 넣은 인원이다. 하겠다는 청년도 없고, 중도 이탈자도 계속 발생해 목표 채용 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 목적에 맞게 특성화고 졸업생과 대학 졸업예정자로 참여 대상을 한정했던 지난해 하반기는 청년 구하기가 더 어려워 올해는 기준을 낮췄는데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담당자의 설명이다.

반대 현상도 있다. 경기도 안산시는 올 초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일환인 민간취업 연계형 사업 공고를 내면서 지원 대상 기업을 ‘안산시 인증 중소기업’으로 한정했다. 지속·발전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기준에 충족하는 기업은 모집되지 않았다. 시청 관계자는 “결국 2차 공고부터 인증받지 않은 중소기업 등으로 대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이 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정부가 목표했던 지방의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은 쉽지 않았다. 정부가 청년 월급을 직접 지원해도 지역 중소기업에 다니려는 청년은 여전히 찾기 어렵고, 사업 취지에 맞는 기업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청년일자리 사업 담당자들의 고백이었다.

일자리 미스매치는 예산 낭비로 이어졌다. 충남도는 지난달 양금봉 도의원에게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와 관련해 “청년들의 잦은 이직과 사직 등으로 중도 이탈자 발생, 이들을 대신할 대체 청년 선발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며 “인건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무기간이 각기 달라 예산의 잔액 발생이 예상, 시·군에서는 집행률 제고를 위해 추가 채용을 시행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중도 이탈로 직무역량 상승이나 계속 고용이라는 정책목표 실패가 발생하고 있고, 그에 따라 배정된 예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미승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13일 “지자체가 ‘지역 내 ○○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단기 성과에만 매달리다보면 청년의 일자리 중도 포기 및 구인·구직 난항 등 미스매치가 빈번히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서 청년일자리 TF 위원인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년이 지방에서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채용 지원보다 연구·개발(R&D) 투자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나 정현수 김판 임주언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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