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국제구조대원들이 지난 6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우리 관광객이 탔다 침몰된 유람선 수색을 위해 경비정을 타고 출동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현장에 도착해서 하루도 쉬지 않고 다뉴브강 224㎞ 수색구간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빨리 찾아서 가족 품에 보내자는 마음이었죠. 아직 못 찾은 한 분을 생각하면….”

지난 5월 29일 발생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 파견됐던 소방청 국제구조대원들은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합동인터뷰에서 이구동성으로 “마지막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돌아온 게 가장 마음 아프다”고 했다.

해경·해군 등과 함께 정부합동 긴급구조대로 파견된 이들은 사고 다음 날인 5월 30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사고현장으로 직행했다. 1진 12명은 6월 25일까지, 이들과 교대한 2진 12명은 6월 24일부터 7월 30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색활동을 벌였다.

구조대원들은 터키 지진부터 세월호 참사까지 숱한 대형사고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지만 이번 수색은 어느 때보다 힘든 작업이었다고 토로했다. 1진 대장을 맡았던 부창용 소방령은 “수중작업 상황으로는 지금까지 경험한 여러 사고 중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며 “사고 직후 다뉴브강은 24시간 내내 물살이 거셌고 알프스산의 눈이 녹은 물이 내려와 탁도도 가장 나쁜 시기였다”고 했다. 박성인 소방장도 “유속이 빨라 몸이 주체가 안 될 정도였다. 수중랜턴을 비춰도 시야가 50㎝도 안 돼 손으로 일일이 더듬어야 했다”고 했다. 또 “물속에 파손된 선체 등이 있어 공기를 공급하는 생명줄도 위태로웠다”고 했다.

선체가 인양된 뒤 양쪽 강가를 뒤지는 육상 수색작업을 할 때는 진흙밭과 모기떼, 수풀, 돌무더기와 악전고투를 벌여야 했다. 2진 구조대장 김승룡 소방정은 “온몸에 모기퇴치제를 발라도 물린 자국이 흉터처럼 남을 정도였다“며 “수변지역 수풀이 많아 마치 원시정글을 헤치고 나가는 것처럼 자루 칼을 들고 다녀야 했다”고 했다.

하지만 보람도 있었다. 김 소방정은 “헝가리 현지 주민들은 이역만리에서 국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구조대가 온 것에 놀라워했고 한국을 부러워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사고현장을 지킨 이후 이어지는 정신적 트라우마를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시신 수습과정에서 후각적 기억 등 트라우마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임무수행 후 4박5일간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는데, 이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인터뷰에서는 헝가리 내무부가 국제구조대에 보낸 감사패도 공개됐다. 헝가리 측에서는 허블레아니호 인양에 쓰인 것과 같은 종류의 와이어를 기념물로 제작해 보내기도 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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