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송환법 시위 사태가 긴박해졌다. 이번 주말 30만명이 시위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의 코앞인 선전에 집결하고 있다. 시위를 비판하는 중국 언론의 용어도 테러리즘, 색깔혁명 등으로 한층 격해졌다. 중국 내부 문제라며 거리를 둬온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국무부는 기조를 바꿔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천안문 사태를 직접 언급하며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1989년 베이징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를 탱크와 장갑차로 진압했다. 꼭 30년 만인 올해 홍콩에서 무력진압과 유혈사태가 되풀이된다면 세계의 인도주의와 시장경제는 심각한 후퇴를 겪을 수밖에 없다. G2(주요 2개국)의 양대 강국 중 한 곳이 홍콩처럼 번성한 도시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군대를 동원한다면 아시아가 그동안 쌓아온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일순간에 허무는 일이 된다. 이 같은 대형 인권문제는 중국과 서방의 교류협력을 저해해 세계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고갈 것이다. 더구나 홍콩은 금융과 물류의 중심지로 세계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아시아시장의 교두보로 홍콩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런 곳에서 제2의 천안문 사태가 벌어진다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세계경제는 혹독한 위기를 향해 치달을 것이다. 홍콩 시위 사태는 이처럼 홍콩이나 중국만의 문제를 넘어 아시아가 지향하는 가치, 세계경제의 향방과 직결돼 있다. 반드시 평화적이고 인도적으로 접근하고 해결해야 한다.

다행히 군대를 투입하긴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홍콩의 한 매체는 시진핑 주석이 무력진압보다 홍콩 경찰력을 활용해 해결토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무력개입은 고전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 치명적이고, 개혁·개방과 일국양제의 원칙을 훼손하며, 대만 문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섣불리 강행할 수 없으리란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일촉즉발의 시위 현장은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국제적 리더십과 경제적 성패에 직결된 사안임을 직시해 평화적 해법을 찾기 바란다. 제2의 천안문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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