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의 A영농조합법인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우수 사례로 꼽힌 전남 마을로 프로젝트에 선정돼 신규 채용 직원 2명의 인건비를 지원받고 있다. 직원들은 면내 농민건강증진센터 관리와 각종 농촌 체험 문화프로그램 사업 추진 등 업무를 맡고 있다.

박모씨(36·여)는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청년활동가로 근무하고 있다. 박씨는 “회계부터 새로운 사업 기획까지 사실상 조합 전반의 업무를 맡고 있어서 출산과 육아로 발생한 8년간의 경력 공백을 메우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수당까지 합하면 월 230만원 가량 받는데 200만원이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나온다. 만족스러운 일자리이지만 1년 6개월 뒤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정부와 지자체의 인건비 지원이 종료되면 유지 불가능한 일자리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A영농조합의 손익계산서를 보고 있으면 이런 사실은 더욱 명백해진다.

지난해 A영농조합이 벌어들인 매출액은 761만원이다. 이 수준의 매출로는 박씨, 그리고 박씨와 함께 들어온 또 다른 청년활동가의 2개월치 인건비도 대지 못한다. 현재 수익이 나는 곳은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목욕탕 사업이 전부인데, A영농조합에 정부가 지원하는 한 해 인건비가 4800만원이다. 박씨는 “마을 자원과 관광을 연계한 사업을 추진해서 수익을 내 보려 하고 있지만, 아직 구상 수준이고 결과도 장담할 수가 없다”며 “솔직히 재고용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전국의 각 지자체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의 한 형태로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영농조합 등 사회적경제 또는 지역공동체 관련 사업장에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 지역 경제와 공동체 활성화라는 취지에는 들어맞지만 A영농조합처럼 일자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영세한 사업장들이 즐비하다.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추경 관련 예비심사검토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지역정착지원형 우수사례로 꼽힌 ‘전남 마을로 프로젝트’의 경우 전체 273개 사업장 중 30개 이상 사업장이 한 해 매출보다 정부지원 인건비가 많았다. 보고서는 “해당 사업장은 인건비 지원이 중단된 이후 취업상태 유지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자리 제공을 통한 청년의 지역정착이라는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신현욱 사회경제공동체일자리센터 본부장은 “사회적경제 영역은 대부분 영세하다. 하지만 청년고용이 이뤄지면서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봉원 한국지역연구협동조합 이사장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추진한다는 측면에서는 정부의 지원 취지 자체는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사전·사후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나 정현수 김판 임주언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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