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내부적으로 경제정책의 기틀을 뜯어고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핵심 키워드는 ‘경제개혁’ ‘내수’다. 기재부 소속 관료들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일부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언급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의 전제 조건인 튼튼한 경제구조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18일 복수의 기재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경제구조개혁국을 비롯한 경제정책 분야 부서에 아이디어를 수립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과·팀별로 경제개혁, 내수 활성화의 두 가지 주제와 관련한 아이디어를 각각 1개 이상 제출토록 했다.

지난 3일 개최된 긴급상황점검회의, 이어 5일 열린 정책 관련 국장급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필요한 경우 종종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은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일단 주제 자체가 무겁다. 경제개혁은 문재인정부 초기에 꺼내 들었다 흐지부지됐던 정책 기조에 다시 불을 붙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내부 분위기에 절박함이 묻어난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경제정책이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권 초기만 해도 관료들 의견보다 집권 여당의 입김이 셌다.

당시에는 아이디어를 수집해 정책에 반영하기보다 ‘지시’가 내려오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관료들이 필요하다고 보는 경제개혁 방향성은 정책에 반영되기 힘들었다.

일각에서는 경제개혁이 흐지부지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정치 주도 경제정책’을 꼽기도 한다.

내수 활성화도 마찬가지다. 수출이 잘되던 지난해만 해도 내수 활성화는 수사(修辭)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를 견인하던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나 일본 수출규제를 감안하면 상황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내수에 무게를 싣는 경제정책이 시급하다.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지만,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정책이나 청탁금지법(김영란법) 등의 규제가 내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내수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인 인구가 한계에 처해 있다. 단순한 아이디어만으로 내수를 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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