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원소유자가 길에 버리고 갈 이유가 없는 교통카드를 주워가면 범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누범기간 중 가방과 지갑 등을 훔치고 길에 떨어진 ‘방탄소년단(BTS) 교통카드’를 주워간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과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를 받는 김모(56)씨의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올해 3월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가방 지갑 등을 3차례 훔치고, 1~4월 마포구 홍익대, 서대문구 신촌 인근 길에서 교통카드 5장을 주워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가방과 지갑을 훔친 혐의를 인정했지만, 교통카드는 원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한 물건을 주운 것이어서 횡령죄가 되지 않는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배심원 7명 중 4명은 김씨가 챙긴 교통카드가 점유이탈물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교통카드가 쓰레기통에 직접 버려져 있지 않았던 점, 일부 교통카드에 일정 금액이 충전돼 있던 점 등을 들어 배심원 다수의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교통카드를 습득하고도 경찰에 분실물 신고를 하는 등 반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비난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교통카드 중 아이돌그룹 BTS와 레드벨벳의 특정 멤버 사진이 담긴 것도 있다”며 “(이런 교통카드의) 거래 가격도 프리미엄 등이 부가돼 초기 구매가격을 초과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금액 충전 여부와 별개의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김씨의 전과도 양형에 참작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절도죄 등으로 3번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누범 기간에 동종 절도 범행을 저지른 점을 지적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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