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본격적으로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검사에 착수한다. 금리연계형 DLS는 선진국 국채금리 폭락으로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감원은 해당 DLS 상품을 판매한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현장조사해 ‘불완전판매’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금리연계형 DLS에 투자하는 파생결합펀드(DLF)를 대규모 판매한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한 서면 실태조사를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금감원은 조사 결과와 향후 대응 방향을 19일 국회에 보고하고 언론에도 공개하기로 했다. 이르면 이번 주부터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을 상대로 현장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최근 판매된 금리연계형 DLS 상품의 전수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검사는 DLS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밝히는 데 집중된다. DLS는 금리, 환율, 국제유가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파생상품이다. 금리나 환율 등이 미리 약정한 범위에서 움직이면 은행 이자보다 높은 3~5%의 수익률을 지급한다. 반면 정해진 범위를 넘어서면 원금 손실(knock-in·녹인)을 보게 된다. 변동 폭에 따라 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수익 대비 손실 위험이 큰 ‘고위험 상품’인 셈이다.

문제가 된 상품은 선진국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다. 우리은행은 독일 국채 10년물을, KEB하나은행은 미국 국채 5년물 금리와 영국 파운드화 이자율 스와프(CMS)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 상품을 올해 상반기까지 팔았다. 독일 국채 10년물 상품의 경우 6개월 뒤 만기일에 국채금리가 -0.2% 이상이면 연 4.2% 수익률을 제공한다. 반면 -0.2% 아래로 떨어질수록 원금을 점점 잃게 된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0.7%대로 떨어지며 원금을 100% 잃는 구간에 진입했다. 이런 상품들은 투자액 1억원 이상의 사모형으로 판매됐다. 퇴직금이나 전세보증금을 넣어둘 곳을 찾던 일반 투자자들 상당수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선진국 금리 하락세 속에서 이런 고위험 상품을 팔게 된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일부 은행이 ‘비(非)이자 이익’ 확대를 위해 무리하게 판매 촉진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금리연계형 DLS 상품을 판매한 지난 3~5월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 확대로 선진국 국채 가격이 오르는(국채금리 하락) 시기였다. IBK기업은행은 올 들어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상품 판매를 중단했고,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금리연계형 상품의 리스크를 우려해 판매하지 않았다.

현재 금감원에는 금리연계형 DLS 상품과 관련해 5건의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이후 접수를 감안하면 분쟁조정 신청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민원인과 은행 측의 배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배상비율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DLS 논란이 과거 송사로 번졌던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와 유사하다는 말이 나온다. 키코 소송은 은행 측의 사실상 승소로 끝났지만, 배상 책임을 놓고 금감원과 은행 측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DLS 투자 피해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논란을 의식한 은행들도 배상 절차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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