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업무에 곧바로 복귀하기보다는 하루 이틀 정도 여유 갖는게 좋아
일광화상으로 피부 허물 일어나면 억지로 벗기지 말고 내버려 둬야
가족 중 한명이라도 눈병 걸리면 수건 등 공유말고 손 자주 씻어야


여름 휴가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바캉스를 다녀온 후 ‘피곤하고 의욕이 없다’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입안과 입술 주위가 자주 헌다’ 등 여러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휴가철에 맞춰졌던 생체리듬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흔히 겪는 증상들이다.

대부분 하루 이틀이면 생체리듬이 돌아오고 1~2주 지나면 완전 회복된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선 몇 주간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만성피로,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휴가 후유증을 덜 겪으려면 곧바로 업무에 복귀하기보다 하루나 이틀 여유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짧은 휴가로 여유 시간을 갖기 힘들다면 직장 복귀 후 1주일 정도는 생체리듬을 직장생활에 적응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생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19일 “다소 피곤하더라도 기상시간을 지키고 저녁에는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는 것도 도움된다. 휴가 후 2주 동안은 술자리를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체리듬을 회복하려면 하루 7~8시간을 자야 하며 휴가 이전 수면 습관을 되찾도록 한다. 그래도 피곤하다면 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낮잠을 10~20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휴가 후유증이 2주 넘게 지속되거나 온몸이 무기력하고 아프다면 다른 질병이 원인일 수 있으니 의사 상담과 진료가 권고된다”고 말했다.

피부 허물, 억지로 벗기지 말아야

가장 티가 많이 나는 바캉스 후유증은 피부에 남겨진 흔적이다. 산이나 바닷가로 놀러 가게 되면 아무리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써도 실내에 있을 때보다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기 마련이다. 강한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심하면 통증과 물집까지 생긴다. 실제 휴가 후 이런 ‘일광화상’을 입어 피부과를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자외선은 잡티와 기미, 주근깨는 물론 피부 탄력을 유지해 주는 섬유소(콜라겐과 엘라스틴)의 노화를 불러 잔주름을 만든다. 피부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피부과 윤문수 교수는 “햇볕을 많이 쬐어 피부가 따갑고 물집이 생겼을 때는 먼저 찬 물수건이나 얼음주머니, 차가운 우유로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며 “찬물을 거즈 등에 묻혀 화끈거리는 부위에 10분 이상 올려 화기를 빼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피부의 허물이 일어날 때는 곧바로 벗기지 말고 그냥 놔뒀다가 자연스럽게 벗겨지도록 한다. 얼굴의 경우 휴가지 혹은 바깥에서 돌아온 직후 찬물로 세수한 뒤 얼음찜질로 열기를 가라앉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원종현 교수는 “매일 저녁 깨끗이 세수한 뒤 ‘수렴 화장수’를 화장솜에 충분히 적셔 10~15분간 광대뼈 부위와 콧등에 얹어두면 진정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탄 피부는 시간이 지나면 원래 색으로 돌아오지만 얼룩이 생길 수 있다. 더위와 땀으로 지친 피부는 탄력이 없어 늘어지고 모공도 넓어보인다. 이땐 차가운 타월로 번갈아 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토닝 로션을 화장솜에 적신 ‘수렴 마스크’를 양 볼과 코 턱 이마에 올려놓는 것도 방법이다. 늘어진 모공을 수축시켜 피부를 탄력있게 한다.

염분 많은 바닷물에 적셔진 피부를 닦지 않은 상태로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각종 피부 트러블을 부추길 수 있다. 해수욕을 즐긴 뒤에는 미지근한 물로 피부에 남아 있는 염분을 충분히 씻어내야 한다. 휴가에서 돌아온 뒤에도 마찬가지다. 샤워 후에는 스킨과 로션, 에센스 등을 발라줘야 한다.

귀 후비지 말고, 유행성 눈병 조심

여름 휴가 뒤 후유증을 덜 겪으려면 생체리듬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한 햇볕과 각종 세균·바이러스에 노출된 피부, 눈, 귀 질환에도 신경써야 한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일광화상을 입은 팔과 만성 중이염에 걸린 귀, 유행성 각·결막염이 생긴 눈의 모습. 분당차병원 제공

물놀이를 다녀온 뒤에는 세균,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귓병과 유행성 눈병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물놀이 후 귓병은 귀를 후비면서 시작된다. 바다, 계곡, 워터파크 물에는 세균이 많아 귀에 물이 들어간 뒤 귀를 후비면 피부가 상하고 특히 외이도(바깥귀길)에 들어가 있던 세균이 염증을 일으킨다. ‘외이도염’이다. 귀 안이 붓고 진물이 나온다. 귀가 먹먹하고 아프다. 때로는 몇 주 동안 증상이 지속돼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물놀이 후 고막 안으로 물이 들어가 만성 중이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정종우 교수는 “물놀이 후 귓병을 예방하려면 귀를 후비지 말아야 하고 답답한 경우 알코올 성분이 들어간 스킨 용액을 면봉에 묻혀 가볍게 닦아주되 외이도 입구 부위만 청소하고 안쪽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분당차병원 이비인후과 김소영 교수도 “본인 스스로 깨끗이 한다고 외이도를 만지다 상태를 악화시켜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면서 “귀 안쪽 청소를 위해선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아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휴가철이 지나고 더위가 한풀 꺾이면 눈병 환자도 급증한다.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으로 눈의 검은동자(각막)와 흰자위(결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각·결막염이 유행하기 시작한다.

잠복기는 5~7일이다. 보통 감염 후 3일이면 눈물과 눈곱이 많아진다. 이어 흰자위가 빨개지면서 눈이 퉁퉁 붓고 햇빛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대부분 한쪽 눈에 걸리면 반대쪽 눈에도 옮는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통해 옮기기 쉽다. 전염력이 매우 강하고 수주 동안 불편한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대개 2주 정도 지나면 호전되지만 바이러스의 증식이 왕성하면 각막을 침범해 각막 혼탁을 일으키고 시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눈병 전파를 막는 핵심은 격리와 개인 위생이다. 가족 중 한 명이 걸리면 수건, 침구 등을 공유해선 안 된다. 발병 후 약 2주간 전염력이 지속된다. 환자와 가족, 주변 사람 모두 손으로 눈을 만지는 걸 삼가고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은 바이러스로 오염된 눈물을 씻어내는 효과가 있다. 눈 주변이 붓고 이물감이 심할 땐 냉찜질도 도움이 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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