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도 페미니스트 되면 행복해질 수 있어”

‘페미니즘 아이콘’ 나이지리아 소설가 아디치에 방한 간담회


“소설이 유명해지고 저는 인기 작가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페미니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니 저에 대한 평판이 바뀌더군요. 언론도 제가 하는 말을 악의적으로 보도하곤 했어요. 이런 반응을 보면서 제가 ‘핵심’을 건드렸다는 생각을 했죠.”

나이지리아 출신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42·사진)는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가장 뜨거운 페미니스트’ ‘페미니즘의 아이콘’ 같은 수식어가 붙는 아디치에는 데뷔작인 장편소설 ‘보라색 히비스커스’(민음사)가 국내 출간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아디치에는 “(남성들 사이에서는) 나를 ‘악마’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며 “하지만 사회적인 발언을 멈출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페미니즘은 정의구현운동”이라며 “성평등을 이야기할 때 왜 남성들이 화를 내는지, 그 ‘뿌리’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페미니즘을 바라보는 고정관념이 사라졌으면 합니다. 페미니즘을 ‘남혐(남성 혐오)운동’처럼 여기기도 하는데, 이런 생각이 페미니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화’를 가로막고 있어요. 페미니즘과 관련된 대화 자체가 되지 않는 상황, 그게 가장 안타까워요.”

보라색 히비스커스는 나이지리아의 엄격한 가부장제 가정에서 자란 한 소녀가 독립해 나가는 과정이 담긴 성장담이다. 아디치에는 2003년 내놓은 이 소설을 시작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문단의 격찬을 이끌어냈다. 에세이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엄마는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즘의 새로운 교과서로 통할 만큼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아디치에는 “간담회를 앞두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며 “잘못된 사회를 바꾸려는 그들의 저항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도 페미니스트가 되면 행복해질 수 있다”며 “남성이기에, 여성이어서 각각 강요당하는 것들이 많은데, 이런 억압에서 벗어나자는 것이 페미니즘운동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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