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실직한 가장(家長)을 대신해 노동시장에 뛰어드는 건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족 생계를 위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여성이 등장했다. 당시 경제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AWE’(Added Worker Effect·부가노동 효과)라고 지칭했다.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는 대공황 이후에도 경기침체 국면에서 여러 차례 나타났다. 최근 미국에서는 50대 이상 중년 여성의 취업률이 크게 증가했다. 19일 미국 연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55세 이상의 중년 여성 취업자 수는 1740만명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다. 같은 기간 동일 연령대의 남성 취업 증가율(3.3%)을 웃도는 수치다. USA투데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장을 그만뒀던 중년 여성 대부분이 자녀가 성인이 되자 양육 부담을 덜면서 부족한 가계 수입을 벌기 위해 취업전선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남성 배우자 실직에 따른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 비율이 15~28% 늘었다.

이처럼 부가노동에 뛰어드는 여성의 일자리는 공통적으로 ‘저임금’ ‘단기’라는 특징을 보인다. 오스트리아 요한케플러대학의 마르틴 할라 박사는 지난해 10월 미국 경제정책연구소 학술지 기고문에서 “아내의 부가노동 소득은 남편의 실직에 따른 가계소득 감소분의 극히 일부만 보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의 부가노동 실태를 조사한 시넴 아이한 독일노동경제연구소(IZA) 연구원도 “여성의 부가노동 효과는 남편 실직보다 1분기(3개월) 후에 이뤄졌고, 약 2분기(6개월) 지속하는 데 그쳤다”며 “당시 노동시장에 참여한 여성들은 대부분 교육 수준이 낮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모든 여성이 가계소득 감소에 따라 노동시장에 진입하지는 않는다. 남편 건강 악화나 자녀 양육 등의 문제 때문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실제 눈에 띄는 지표로 ‘부가노동 효과’를 정확하게 계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된다.

영국 칼리지 런던대학의 줄리아 브레드먼 박사 연구팀은 2017년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사례를 분석한 뒤 “여성의 부가노동 효과는 경기뿐 아니라 복지체제와 실업수당 시스템 구축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결론 내렸다. 복지체제 등 사회안전망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부가노동이 활발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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