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가 지난 18일 경기도 고양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다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강 몸통 시신’사건 피의자의 신원이 공개됐다.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반말을 한다는 이유로 잠자던 손님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여러 부위로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 장본인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20일 오후 정신과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외부 위원 4명과 경찰 내부 위원 3명 총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하고 강력범죄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장대호(38)의 실명과 얼굴, 나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즉시 수사 사건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라 장대호의 실명을 공개하고 언론 노출 시 마스크를 씌우는 등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장대호의 얼굴은 별도로 포토라인에 세우지는 않지만 오는 21일 계획된 보강수사를 위한 이동 등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신상공개심의위원회는 “피의자 신상공개로 인해 피의자 가족이나 주변인이 당할 수 있는 2차 피해 등 비공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했다”며 “하지만 모텔에 찾아온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심하게 훼손 후 공개적인 장소인 한강에 유기하는 등 범죄 수법이 잔인하다. 죄질이 중대할 뿐만 아니라 구속영장 발부 및 범행도구 압수와 CCTV 확보 등 증거가 충분하며, 국민의 알권리 존중 및 강력범죄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최근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사례는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김성수(30), 노래방 손님 토막살인사건의 변경석(35), 재가한 어머니 일가족을 살해한 김성관(37), ‘어금니 아빠’ 이영학(37),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의 안인득(42), 전 남편 살인 혐의의 고유정(36) 등이다.

장대호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모텔에서 투숙객 A씨(32)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토막 낸 시신을 한강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로 지난 18일 구속됐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한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았다”고 범행 동기를 설명했다. 또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피해자) 또 죽는다”며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장대호 검거 당시 벌어진 경찰의 부실 초동 대처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7일 새벽 자수를 하러 찾아온 장대호를 “인근 종로경찰서로 가라”며 돌려보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민 청장은 “경찰의 본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며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경찰 조직의 풍토와 문화를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고양=박재구 기자, 박구인 기자 park9@kmib.co.kr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