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예수-이남식] “사람 중심의 문화 아닌 주님 원하시는 방향으로 새로운 영역 개척할 것”

서울예대 첫 외부서 선임된 이남식 총장

이남식 서울예대 신임총장이 지난 16일 경기도 안산의 대학캠퍼스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문화 명령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안산=강민석 기자

서울예대 신임 총장을 인터뷰하러 간 기자에게 대학 관계자가 잔뜩 부담을 안겼다. 학교 설립 이후 외부에서 발탁된 첫 총장, 총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세운 첫 총장 등 의미 있는 여러 타이틀을 나열했다. 지난 1일 취임한 이남식(64) 서울예대 신임 총장의 부담은 이보다 더 컸을 듯싶다.

이 총장은 서울대 농대를 나와 전주대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 계원예대 총장을 지냈다. 이 밖에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 K-ICT 디바이스랩 자문위원장, 백남준문화재단 이사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국민일보 크리스천리더스포럼 부회장도 맡고 있다.

지난 16일 경기도 안산 대학총장실에서 만난 이 총장은 ‘디자인경영리더십’이란 책을 건넸다. 책에는 그가 리더로서 감당해 온 책임감과 철학이 담담히 소개돼 있었다. 그중 눈길을 끈 소제목은 3부 ‘나는 왜 크리스천인가’였다. 사실 이 총장은 태어날 때부터 기독교인은 아니었다.

“친가는 유교적 전통을 이어간 집안이라 교회에 갈 기회가 없었어요.” 그랬던 그가 신앙고백을 하게 된 데는 외할아버지의 힘이 컸다. “복음의 씨앗이 우리 집안에 뿌려진 것은 외할아버지 덕이었어요. 장년이 된 외할아버지는 서울 불광동에서 천막교회로 시작한 순복음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셨고 서대문에 신축한 예배당에서 장로로 세워지셨어요. 여의도순복음교회 1세대 장로이실 겁니다.”

외할아버지는 가족에게 교회 출석을 강제하지 않았다. 외할아버지가 캐나다로 이민을 가 선교사로 활동하면서 이 총장의 삶은 믿음과 멀어지는 듯 보였다.

“외할아버지는 직접적으로 신앙을 요구하지 않으시고 저를 위해 기도하셨죠. ‘언젠가 (교회에) 가리라’는 심정으로요.”

기도의 힘 때문이었을까. 그의 삶 속엔 늘 하나님이 함께했다. 대학에서 가입한 동아리 지도교수는 별세한 장원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였다. 장 교수는 자신의 삶을 통해 예수의 사랑을 전했다.

이 총장의 아내도 신앙의 동반자가 됐다. “아내와 권사이신 장모님의 권유로 세례를 받았어요. 지금의 온누리교회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가족 모두가 이 교회에 출석하게 됐죠.”

그리고 하용조 목사를 만났다. 하 목사의 설교에서 하나님의 계획을 경험했다.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알게 됐고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우리 안에 넘치는 평강을 누리게 됐어요.”

학교를 경영하는 리더의 삶을 본격적으로 살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2003년 미션스쿨인 전주대 총장으로 취임한 그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대학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계신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그는 자신의 위치를 하나님의 비전에 맞춰 잡았다. 책을 통해 스스로 크리스천임을 고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주대에서 예수를 닮아가는 인재를 키우려 노력했다면, 서울예대에선 하나님께서 주신 ‘문화 명령’을 완성해 나가기 위한 비전을 세웠다. 이 총장은 창세기 1장 28절을 인용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축복은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라는 일종의 문화 명령이에요. 크리스천들이 자기가 처한 곳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하나님이 보시기에 ‘참 좋았더라’는 세상을 만들라는 것이죠.”

이 총장은 14~16세기 르네상스가 교회음악과 교회미술에서 나온 것처럼 앞으로 진행될 문화혁명에서도 예술가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예대는 1962년 남산드라마센터에 세워진 뒤 종합 예술학교로 성장해 연기자부터 개그맨 작가 감독까지 한국문화를 이끄는 인재들을 키웠다.

신임 총장으로서 목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예술과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나갈 예술계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다. 이 총장은 국제미래학회 공동회장으로 있으면서 미래를 보는 안목을 갖췄다. 서울예대도 미국 뉴욕과 LA, 이탈리아, 인도네시아에 ‘컬처 허브’를 구축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아텍 센터’(아트+테크놀러지)를 만들어 새로운 형식의 예술을 창조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그래도 이 총장이 잊지 않는 게 있다. “사람 중심의 문화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은 무엇이며 하나님 나라에 가깝게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려고 합니다.”

안산=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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