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오른쪽)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0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0일 방한했다.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해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비건 대표의 방한에 맞춰 종료되면서 실무협상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20일 일본을 거쳐 방한한 비건 대표는 22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우리 외교·안보 분야 고위당국자와 연쇄접촉할 예정이다. 21일에는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미 실무협상을 위한 한·미 간 의견을 조율하고 한·미 공조를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오후엔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면담한다.

비건 대표는 방한 기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비건 대표의 일정을 고려해 김 차장과의 접견 일정을 조율 중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 5월 방한 때도 김 차장과 만나 북핵 협상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었다.

비건 대표의 방한이 주목받는 건 한·미 연합훈련 종료 시점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친서 내용을 트위터에 공개한 바 있다. 북·미 양측의 의견이 모아진다면 비건 대표가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한 만큼 판문점에서 비건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미 간에는 내년부터 적용될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을 위한 사전협의가 이뤄졌다. 제10차 협상 때 양측 수석대표였던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머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이날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회동했다.

미국은 이 자리에서 주한미군 인건비와 전략자산 전개비용 등 막대한 방위비용을 언급하며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증액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용은 50억 달러(약 6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달 방한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비슷한 내용의 ‘비용 명세서’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협상을 최대한 빨리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장 대표는 미국 요구에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준에서의 분담금 인상만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초반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욱 박세환 이상헌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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