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 외교장관 회담 성과 없었지만 만남 이어져야

한국과 일본 외교수장이 21일 회동했다. 한·중·일 3국 회담의 자리를 빌리긴 했지만 지난 2일 일본 내각이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의결한 이후 첫 만남이었다. 경제보복 조치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일제 강제징용자에 대한 배상 판결 등 양국 현안에 대해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다고 한다. 35분간의 대좌지만 그래도 대화를 나눈 자체가 의미라 할 것이다. 그만큼 현재 양국 관계는 최악의 상황이다. 한·일 정부는 앞으로도 대화를 피할 게 아니라 보다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대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앞서 열린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이 “3국 간 갈등은 건설적인 태도로 풀고 대화와 협력으로 나가야 한다”고 한 충고를 잊지 말기 바란다.

일본 정부는 명분 없는 무역보복 조치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 과거사를 둘러싼 정치적 문제로 감행한 경제보복은 한·일 간 선린 관계를 해칠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 질서도 훼손한다. 조치를 그냥 둔 채 땜질식으로 건건이 수출허가를 하는 식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런 조치를 유지하는 한 일본은 어떤 국제회의에 나가더라도 ‘자유무역’이란 단어 앞에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이번 3자 회담에서도 중국 측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원칙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역 평화와 번영의 토대가 돼왔던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무역환경이 확고히 자리잡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각국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며 이를 통해서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무역보복 조치를 배제하고 역내 무역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제 보복 조치 이후 한·일 양국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왜 이 조치를 당장 철회해야 하는지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양국 모두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국민들의 감정 골이 깊어져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민간교류마저 끊길 위기다.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한국 경제의 목을 죄려는 무역보복을 철회하고 과거사 문제는 외교 채널을 통해 논의하는 게 옳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과거 문제에 눈을 감지 말고 직시하면서 미래를 향한 길을 열려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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