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ELS… 투자자 오금저리게하는 ‘L’의 공포 확산

최근 해외 금리연계형 등 큰 손실… 주식·환율·원자재 등과 연동돼 높은 수익·원금 손해 ‘양날의 칼’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L(연계·Linked)의 공포’가 퍼지고 있다. 대규모 원금 손실에 직면한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에 이어 ‘원유(原油) 연계형 DLS’ ‘홍콩 증시 주가연계증권(ELS)’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의 큰 손해가 우려된다.

이름에 알파벳 L이 들어가는 금융상품은 기본적으로 주식이나 금리, 환율, 원자재 등에 연동돼 수익이 결정된다. 이런 기초자산의 움직임이 만기까지 설정 범위 안에 머무르면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그 범위를 넘어서면 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100번 투자해 99번 수익이 났다고 해도 단 한 번에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 상품 발행액은 7800억원에 달한다. WTI 선물가격은 지난해 10월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최근 56달러까지 하락했다. 홍콩H지수 연계형 ELS 상품도 올 상반기 32조원 넘게 팔렸는데, H지수는 지난 4월(1만1800포인트 선)보다 15%가량 하락한 1만 포인트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상 원금 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하려면 기초자산 가치가 가입 시점 대비 50% 정도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선에서 두 달여 만에 -0.7%까지 떨어진 걸 목격한 투자자들 입장에선 마냥 안심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은 해외 금리연계형 DLS를 비롯해 금융권 전반의 파생결합상품 실태 점검에 나선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번 주 안에 실태 파악을 위한 검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조사를 통해 상품 설계부터 판매까지 과정을 따져보고, 분쟁조정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방침이다.

배상 비율은 불완전 판매 정도에 따라 다르다. 2013년 불완전 판매 논란이 일었던 ‘동양 사태’ 피해자들은 분쟁조정 절차를 거쳐 50~70% 범위에서 배상을 받았다. 2008년 해외 파생상품 투자 펀드인 ‘우리파워인컴펀드’ 가입자들은 소송 끝에 투자금의 20~40%를 돌려받았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불완전 판매가 발생할 여지는 더욱 커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에서 ‘손실 난 적이 한 번도 없는 상품’이라고 설명해도 ELS나 DLS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할 때는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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