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분 만에 끝… 한·일 끝까지 가나

베이징 외교장관 회담 무성과 종료… 한치 양보없이 기존 입장 재확인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1일 중국 베이징 외곽 구베이수이전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함께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진행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일 외교수장이 3주 만에 다시 마주 앉았지만 양국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단 35분 만에 돌아섰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양국의 갈등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1일 중국 베이징 외곽 구베이수이전에서 양자회담을 가졌다. 회담 시간이 말해주듯 둘은 현안에 대한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했다. 강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회담장을 나서며 취재진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했다. 둘은 회담 종료 후 악수조차 나누지 않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안보상 수출심사 우대 국가) 한국 제외 결정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하며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통상 당국이 조속히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현명한 결정도 요구했다.

고노 외무상은 자국의 수출 규제가 경제보복이 아니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한국 정부가 풀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문제는 고노 외무상이 먼저 꺼냈다. 이에 강 장관은 ‘아직 검토 중’이라는 기본 입장을 전했다.

양자회담에 앞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도 강 장관은 일본을 압박했다. 강 장관은 공동기자회견에서 “3국 협력이 올바르게 발전하려면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일방적인 무역보복 조치를 배제하고 역내 무역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것은 3국 협력의 정치적 기반이며, 이웃나라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3국 협력의 원동력”이라고 거들었다.

갈등 해결의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장관회담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오는 24일이 시한인 한·일 지소미아 연장 여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8일부터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조치가 본격 시행된다.

청와대는 이르면 22일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발표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대통령 보고를 거쳐야 해 발표 시점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고려해 연장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지만, 안보를 이유로 경제보복에 나선 일본과 군사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의견 또한 적지 않아 파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승욱 임성수 기자,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apples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