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있는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취재진에게 “딸의 대학 또는 대학원 부정입학 의혹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권현구 기자

대한의사협회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이 고교 재학 중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 논문과 관련, 당시 소속을 ‘단국대 의과학연구소’로 명시한 것은 허위 기재로 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조 후보자 딸은 2010년 고려대 입시 때 낸 자기소개서에 이 논문을 성과로 기재했고, 생명과학대에 합격했다. 고려대는 조 후보자 딸의 전형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경우 입학 취소를 검토하기로 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08년 한영외고 2학년이던 조 후보자 딸의 소속을 단국대 의과학연구소로 표기한 건 소속 기관 허위 기재로 볼 수 있다”며 “사안이 중대해 협회 차원에서 신중하게 입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 이날 상임이사회를 열어 해당 논문을 지도한 단국대 의대 장영표 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의협 관계자는 “고등학생이 의학 논문에 제1저자로 참여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장 교수가 언론을 통해 ‘조 후보자 딸을 도와주려고 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보면 윤리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09~2010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이었던 서정욱 서울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저자는 논문의 중요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저자가 잘못됐다면 저자를 수정하거나 논문 전체를 철회해야 한다. 그것이 연구 윤리”라고 적었다.

단국대도 조씨가 참여한 연구가 환자의 혈액 샘플에 접근하기 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연구윤리위원회(IRB) 검토와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곧 윤리위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의협의 조치와 단국대 조사 결과는 고려대가 조 후보자 딸의 입학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려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추후 서면 및 출석 조사에 따라 당사자가 입학사정을 위해 제출한 전형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입학 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고려대는 5년이 지난 자료는 모두 폐기해 2010학년도 입시 관련 자료는 현재 확인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 딸은 고려대에 지원할 때 쓴 자기소개서에서 “단국대 의료원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십 성과로 나의 이름이 논문에 오르게 되었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조 후보자 딸의 단국대 논문은 자기소개서에 간단히 기재됐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이날 “(조 후보자 딸이) 외국 대학에 간다고 해서 그렇게 해줬는데 나중에 보니 고려대여서 사실 좀 실망했다”며 “거기 갈 거면 뭐하러 여기 와서 이 난리를 쳤나”고 말했다. 그는 또 “해당 논문을 외국 저널에 실으려 했는데 외국 대학 가는데 써먹으려면 졸업하기 전에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할 수 없이 빨리 싣는 쪽을 택했다. 손해는 제가 제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조 후보자 딸이 밟은 코스에는 한국 입시의 총체적 문제가 함축돼 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 딸이 입학사정관제 도입 초기 다소 허술했던 제도의 틈을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조 후보자 딸이 고려대에 입학한 2010학년도는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라며 “평범한 학생들은 우왕좌왕할 때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발 빠르게 기가 막힌 루트를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입시 전문가는 “전형적인 논문 스펙 쌓기”라고 말했다.

조효석 민태원 이도경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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