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관계자들이 22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팔래스호텔에서 긴급이사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의학 논문의 적절성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왼쪽 사진). 강내원 단국대 연구윤리위원장이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윤리위원회를 연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단국대는 해당 논문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은 일반 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정보력과 재력, 인맥 3박자가 필요한 ‘미국 유학→특수목적고→명문대→의학전문대학원’ 코스를 밟았다. ‘귀족형 코스’의 전형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22일 “입시는 누군가 웃으면 누군가 울어야 하는 제로섬 게임이다. 사회지도층만 허용되는 특권을 활용한 반칙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조씨가 택한 입시 전략의 정교함과 실행력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조씨는 미국에서 귀국한 뒤 외국어고로 직행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십중팔구 경쟁이 덜 치열한 특례입학 제도를 활용했을 것으로 본다. 부모 덕택에 쌓은 영어 실력은 진학의 큰 무기로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교부터 의전원 진학 프로그램이 돌아갔다. 부모 정보력과 인맥이 밑바탕이 됐다. 의전원 진학을 위해서는 대학을 이과로 진학해야 했다. 문과생이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이공계 스펙이 차곡차곡 쌓였다. 단국대 의대에서 인턴 2주를 하고 병리학 논문 제1저자가 됐다. 동급생 아버지가 단국대 의대 교수였고 조씨 어머니 치맛바람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로 조 후보자 딸이 외고 재학시절 참가한 단국대 의대 인턴십 프로그램은 학교 공식 프로그램이 아니라 개인이 만든 것이었다.

조씨 고교 동문은 22일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그 당시 (조씨가 참여한) 인턴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자기 아들딸 시키겠다며 머리채 잡고 뒤집어졌을 것이다. 조씨 같은 극소수만 가능한 활동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조씨가 다닌 강남 사교육업체 관계자는 “수험생 지도하며 논문 쓴 학생은 (조씨가) 처음이었다. 그 이후에 고교생 입시 스펙으로 논문 쓰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고 말했다. 강남 입시업계에서도 최첨단이었다는 얘기다.

조씨가 고3 때 참여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십 프로그램과 논문 작성은 교수였던 어머니 인맥이 힘을 발휘했다. 조씨 어머니와 해당 프로그램 지도교수는 대학 동기로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한 사이였다.

조씨는 2010학년도 고려대 수시모집 세계선도인재전형에서 이런 스펙을 풀어놨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필요 없는 전형이었기 때문에 차별화된 스펙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일반 수험생은 도입 초기였던 입학사정관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던 시기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미국 유학 경험과 부모의 정보력 덕택에 도입 초기였던 미국식 입학사정관제도의 허점을 제대로 파고들 수 있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남 등 교육특구 부유층은 이후 교수 인맥에 혈안이 됐다. 교수를 직접 알면 좋고 교수 인맥이 있는 공직자도 인기가 높았다. 마땅한 인맥이 없으면 고액 논문 컨설팅을 받았다. 논문 작성부터 면접 준비까지 해주는 패키지 상품이 유행하기도 했다.

조씨는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점수가 필요 없는 면접 전형으로 부산대 의전원에 들어갔다. 교육계에선 의전원 입시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처럼 인맥이 많이 작용했다는 의심을 한다. 게다가 서민층에는 진입 장벽이 있었다. 고액 학비와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하는 준비 과정 때문에 서민에겐 ‘그림의 떡’이란 지적이 많았다. 현재 대학들은 의전원을 의대로 전환하고 있다. 조씨가 의전원 제도의 거의 마지막 수혜자란 평가도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