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결정을 보고받은 뒤 NSC 상임위원들과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시간가량 토론한 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최종 재가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청와대가 예상과 달리 지소미아를 전격 종료하면서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일본의 대응과 함께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해온 미국이 한·일 갈등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김유근 1차장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에 따라 연장 통보 시한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정부는 일본이 지난 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 간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군’(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오후 3시 상임위원회를 열어 지소미아를 종료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NSC의 결정을 보고받고 1시간가량 토론한 뒤 이를 재가했다. NSC 회의 시작부터 오후 6시20분 발표까지 3시간20분이 소요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가 종료됐다고 해서 마치 한·미·일 3국 협력이 와해되거나 일본과의 정보 교류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았다. 연장을 하는 대신 당분간 정보 교환을 중지하는 방식으로 일본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일본이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국가로 여기는 상황에서 경제와 안보를 따로 분리해서 갈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일본이 부당한 보복 조치를 철회할 경우 지소미아를 포함한 여러 조치들은 재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연장을 기대했던 일본은 강하게 항의했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이날 담화문을 내고 “한국이 협정 종료를 결정한 것은 현재의 지역안보 환경을 완전히 잘못 이해한 대응이며 지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이 협정 종료를 우리의 수출관리 운용 재검토와 연계했지만 이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며 “한국 주장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단호히 항의한다”고 덧붙였다. 고노 외무상은 이례적으로 밤늦게 남관표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항의 입장도 전달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오후 총리 관저를 나설 때 지소미아 파기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미국은 양국이 조속히 갈등을 해소하라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한·일이 이견 해소를 위해 함께 협력하길 바란다”며 “정보 공유는 공동으로 안보 정책과 전략을 개발하는 데 핵심이 된다”고 밝혔다.

임성수 조성은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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