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의 대법원 선고가 오는 29일 열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상고심을 하기로 22일 결정했다. 최씨와 이 부회장에 대한 상고심 결과도 같은 날 나온다. 선고는 오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의 최종 선고가 내려지면 국정농단 사건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기소된 지 2년4개월, 이 부회장이 기소된 지 2년6개월 만에 마무리된다. 이번 판결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고인들의 유무죄와 형량을 두고 내려지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박 전 대통령 사건을 접수했다. 이후 지난 2월 최씨 및 이 부회장 사건과 함께 박 전 대통령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는 6차례 심리를 진행한 끝에 지난 6월 심리를 종결하고 판결문 작성에 들어갔다.

통상 전원합의체 기일은 매월 셋째 주 목요일에 열리지만 국민적 관심도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특별기일을 잡아 선고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전원합의체는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2명과 대법원장으로 구성된다.

이번 대법원 상고심의 핵심 쟁점은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말 3마리를 제공한 행위를 어디까지 뇌물·횡령으로 볼 수 있는지다. 삼성이 말 3마리를 구입하며 낸 34억원 자체를 뇌물액으로 인정할지, 구체적으로 산정이 어려운 ‘말 사용료’를 뇌물액으로 봐야 할지를 두고 하급심은 서로 다른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은 엇갈린 뇌물죄에 대해 전원합의체에서 통일된 결론을 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1, 2심은 정씨가 받은 살시도·비타나·라우싱 등 말 3마리의 소유권이 최씨에게 이전돼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34억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의 경우 1심은 뇌물로 인정했지만 2심 재판부는 “마필 소유권이 최씨에게 넘어가지 않았다”고 봤다. 최씨가 말을 실질적으로 소유한다는 인식을 했으나 형식적인 소유권은 삼성이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34억원의 말 구입액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산정이 불가능한 ‘말 사용료’를 뇌물액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 부회장의 총 뇌물액은 승마 지원 관련 용역비 36억원만 인정되는 등 대폭 줄었다. 횡령액도 1심의 80억원에서 36억원으로 줄면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죄 중 법정형이 가장 낮은 혐의가 인정됐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석방됐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이 틀렸다고 판단하면 그는 실형을 선고받고 재구속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존재했는지도 주요 쟁점이다. 이에 대한 하급심 판단 역시 엇갈렸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1, 2심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지원금 16억원에 대해 ‘삼성 경영권 승계’라는 묵시적 청탁이 오간 뇌물로 인정했다. 반면 이 부회장 2심은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과 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봤다.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가 판결에 반영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는 삼성이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대가로 최씨가 설립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총 16억원을 지원했다는 혐의와 관련이 있어 대법원이 주의 깊게 살펴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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