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한·미 갈등이 고조될까 우려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실망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지적했다. 청와대는 미국도 우리 정부 입장을 이해하고 있으며 양국 NSC간에 긴밀히 협의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의 분위기는 다르다. 잇따라 우려와 실망감을 표시하는 것을 보면 걱정스럽다.

물론 동맹관계라고 해서 한·미간에 의견이 항상 같아야 하거나 한국이 미국 뜻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소미아를 폐기하면 미국이 반발할 것이란 점은 충분히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갈등을 최소화하고 입장을 서로 조율하는 것이 동맹 관계다. 한·미 갈등이 고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때문에 흔들릴 한·미동맹이 아니라고 하지만 잦은 입장 차이는 동맹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요구했지만 일본은 국가적 자존심을 훼손할 정도로 무시했다. 미국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한국에 이런저런 청구서만 보낼 뿐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감한 군사정보를 주고 받는 것은 굴욕적인 태도로 비칠 수도 있다. 지소미아 종료를 통해 단호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경우 언제든지 지소미아를 복원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 그렇더라도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미 동맹에 균열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소미아를 폐기했다고 해서 안보가 파탄나는 것은 아니지만 안보 불안이 없도록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와중에 지소미아 파기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태를 덮기 위한 것이라거나, 이런 주장을 하면 신친일파라고 몰아세우는 여야 공방은 볼썽사납다. 지소미아 파기가 파국이 아니라 협상의 물꼬를 트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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