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 1층에서 입장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없이 자리를 뜨고 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처와 자식 명의로 돼 있는 펀드를 공익법인에 기부하고 학교법인 웅동학원 운영에도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사모펀드와 학교법인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딸 입시 의혹 등으로 비판 여론이 격화되자 고심 끝에 내놓은 조치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 1층에서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먼저 “처와 자식 명의로 돼 있는 펀드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익법인에 모두 기부하겠다”며 “사회 혜택을 받지 못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신고된 재산인 56억여원보다 많은 74억5500만원을 처와 자녀 명의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출자하기로 약정해 비정상적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웅동학원 운영에도 손을 떼기로 했다. 조 후보자는 “현 이사장인 어머니가 직위에서 물러나는 것을 비롯해 가족 모두가 웅동학원과 관련된 일체의 직함과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밝혀왔다”며 “웅동학원은 개인이 아닌 국가나 공익재단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 향후 재산에 대한 어떤 권리도 주장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잠시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저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가 이런 조치를 내 놓은 것은 자신의 의혹에 따른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주 전보다 2%포인트 하락한 45%로 나타났다. 반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6%포인트 오른 49%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선 것은 지난 5월 셋째주 이후 세 달 만이다. 또 이날 오후에는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와 조 후보자 딸이 졸업한 고려대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각각 촛불집회를 열었다.

당청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조 후보자의 국민청문회 개최 등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강기정 정무수석을 만난 뒤 “오는 26일까지 인사청문회 일정이 정해지지 않을 경우 27일 국민청문회가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주관은 한국기자협회나 방송기자연합회를 통해서 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조 후보자가 사모펀드·학교법인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화통화에서 “조 후보자가 (의혹과 관련해) 법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에서 좀 더 겸손한 자세로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원칙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기부나 사회 환원과 같은 숭고한 가치들을 자신의 비리를 가리는 남루한 포장지로 만들지 말기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위선의 정점”이라고 비난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긴급안보연석회의에서 “백해무익하고 자해행위나 다름없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결국 조 후보자 사퇴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자 국민 여론의 악화를 덮기 위해서 파기를 강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당 대표·최고위원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모든 게 기승전 조국인데, 그 정도의 판단력과 사고라면 정치를 안 하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구자창 신재희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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