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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8월 26일] 연기 중의 가죽 부대 같아도


찬송 : ‘인애하신 구세주여’ 279장(통 337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시편 119편 81~88절


말씀 : 시편 119편은 히브리어 알파벳 22개를 중심으로 지은 시입니다. 본문은 11번째 알파벳인 ‘카프(Kaph)’로 시작하는 연입니다. 본문에서 저자의 상황은 절박해 보입니다. ‘핍박하는 자’(84절) ‘교만한 자가 판 웅덩이’(85절) ‘무고히 핍박하는 자’(86절) ‘나를 세상에서 거의 멸하였으나’(87절) 등의 표현이 그런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저자는 원수에게 받는 핍박이라는 고달픈 외적 현실뿐 아니라 내적 어려움도 겪습니다. 영혼이 주의 구원을 사모하기에 피곤하고 주의 말씀을 바라기에 피곤합니다.(81~82절) 저자는 원수를 세상 방식으로 대하지 않고 신앙적으로 풀기로 합니다. 하나님의 도움과 개입을 기다립니다. 그러나 기다림이 너무 오래되다 보니 심령이 쇠약해졌다고 말합니다.

83절에선 자신을 ‘연기 속의 가죽 부대’로 표현합니다. 팔레스타인 땅은 진흙이 귀했습니다. 진흙 대신 짐승의 가죽을 말려 물 우유 포도주 그릇으로 사용했습니다. 가죽 부대는 부엌 천장에 매달아 놓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연기가 심하게 피어올랐습니다. 연기는 가죽 부대를 푸석푸석하게 만들어 2~3년만 사용하면 쓰지 못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외압과 내적 고갈을 한꺼번에 겪을 땐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자는 쉽사리 ‘신앙 무용론’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악에 시달리고, 하나님을 기다려도 응답이 없으면 마음에 쓴 뿌리가 자랄 수 있습니다. ‘신앙으로 사는 게 대체 무슨 도움이 되는가’란 의문이 고개를 들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생각을 거부하고 두 가지를 붙잡습니다. 하나님의 신실함과 인자함입니다.(86, 88절) 이 둘을 붙잡고 바위처럼 버티며 주의 도움을 구합니다. 이 두 성품은 상호보완적입니다. 책임감은 강해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으면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반면 마음은 좋지만 무책임하다면 이 사람 역시 신뢰하거나 의지하기 힘듭니다.

놀이동산에 아이를 데려가면 입구에선 어른 손을 잡다가도 입장과 동시에 마음이 끌리는 대로 이리저리 다니려는 모습을 봅니다. 이럴 때 어른에겐 두 가지 자질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끝까지 책임지려는 성실함입니다. 자유를 원하는 아이와 일정 거리를 지키면서도 좋아하는 것을 최대한 즐기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 18:3)는 말씀에서 어린아이는 유치한 행동을 이르는 게 아닙니다. 원하는 게 있어도 어른이 손잡고 있을 때 뿌리치지 않는 ‘어린이 같은 태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때로 원치 않는 방향으로 삶이 전개되고 하나님을 향한 기다림이 길게 느껴져도 여전히 인자한 하나님은 나의 구원과 신자다움을 이뤄갑니다. 이렇게 버티는 것이 그분이 칭찬하는 믿음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인내한다면 내적이든 외적 갈등이든 영적 근육을 단련하고 성령의 검을 벼리는 복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인내로 우리 영혼을 얻는 성도들이 되길 소망합니다.(눅 21:19)

기도 : 이 시대는 우리 마음 가운데 ‘빨리빨리’를 외치게 합니다. 가을 과일이나 곡식이 긴 여름 뙤약볕을 거쳐 영글 듯이 우리에게도 성숙을 위한 시간이 필요함을 알게 하소서. 하나님의 시간에 우리 마음을 맞추고 신실한 아버지께서 때에 따라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할 것을 믿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김효종 목사(안성 예수사랑루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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