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6차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촛불을 들어올리고 있다. 이들은 전날 청와대가 발표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이후 “한·미 공조는 전혀 이상 없다”고 단언하며 ‘한·미동맹의 업그레이드’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도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가 크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한편, ‘자강’을 통해 주변국들에 한국의 영향력을 증대시키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 공조가 흔들린다는 것은 기우”라며 “한국 정보가 미국을 경유해 일본으로 전달되는 ‘티사’(TISA, 한·미·일 3국 간 정보공유 약정)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한·미 공조는 더욱 필요하다. ‘한·미동맹 업그레이드’를 언급하는 것은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나의 아주 좋은 친구다.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한 것을 의미 있게 평가하고 있다. ‘강한 우려’ ‘실망’을 표현한 미국 당국자들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동맹을 흔들 수 없는 이유로 한국이 가진 전략적 가치를 들고 있다. 당장 ‘티사’의 활용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내 정치와 장기적인 아시아 전략 차원에서도 한·미 공조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우선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인 북한 비핵화 진전을 위해 한국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해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 한·미동맹을 약화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청와대는 이참에 한·미동맹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려는 계산도 하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한·미동맹 업그레이드를 강조하며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우리가 안보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면 이는 미국이 희망하는 동맹국의 안보 기여 증대에도 부합할 것이고, 종국적으로는 한·미동맹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독자적인 정보수집 능력 등 국방력을 강화할수록 미국 등 동맹국 사이에서도 한국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자강론’으로 한국의 전략적 ‘몸값’을 높이자는 이야기다. 한·미동맹을 미·일동맹의 하부 구조로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미국의 반발을 쉽게 봐서는 안 된다는 평가도 상당하다. 지소미아 종료로 미국이 한국을 아시아 지역 안보 전략에서 아예 배제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인도 호주 일본 등과 함께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참여에 소극적이다. 한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핵심에서 빠진 상태인데, 지소미아까지 종료되면서 미국은 한·미동맹이 갖는 전략적 가치가 더욱 더 줄어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앞으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한국에 대폭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 공조가 우려된다는 국내 여론을 지렛대 삼아 방위비 협상에서 한국 측 부담을 대폭 올리는 전략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수 이상헌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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