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교회 복원해야”… 기감 서울연회, 서울시에 요청

2014년 서울성곽 복원계획 따라 철거 뒤 공원으로 조성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관계자와 동대문교회 교인들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동대문성곽공원의 교회 옛터에서 '동대문교회 중건을 위한 연합예배'를 드린 뒤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연회 제공

서울 동대문교회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와 교단 관계자들은 최근 이 문제를 놓고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서울연회 감독 원성웅 목사는 26일 “독립운동의 산파 역할을 했고 여성 인권과 보건의료에 앞장섰던 동대문교회를 복원해 역사적 의의를 회복하는 건 시급한 과제”라면서 “성곽의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교회를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회는 2014년 서울시의 서울성곽 복원계획에 따라 철거됐다. 그 터에는 동대문성곽공원이 조성됐다. 소속 교단인 기감을 중심으로 수차례 복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1800년대 말 동대문교회가 있던 언덕 모습. 서울연회 제공

서울연회는 지난 18일 교회의 옛터인 동대문성곽공원 광장에서 ‘동대문교회 중건을 위한 연합예배’를 드리고 복원운동을 재점화했다. 이날은 교회의 복원을 바라는 교인들이 교회 옛터에서 300번째 예배를 드린 날이었다.

서울연회는 결의문에서 “동대문교회는 1800년대 말 의료 선교사 윌리엄 스크랜턴과 어머니 메리 스크랜턴 선교사가 세운 ‘볼드윈 시약소’와 함께 시작됐다”면서 “독립운동에 크게 기여한 헐버트 선교사와 3·1운동을 이끈 손정도 목사가 목회하던 교회로 복원할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김상옥 의사와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처음으로 폭로했던 고 김학순 할머니도 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서울연회는 지난달 서울시 역사도시재생과를 방문해 관계자들에게 교회 복원의 필요성을 거듭 전했다. 서울시도 지난 23일 종로구 서울연회 사무실을 찾아 입장을 전했다. 서울시는 성곽 옆에 있는 서울디자인센터 내 2~3개 층을 교회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800년대 말 목조 예배당 복원과 지하 공간 활용을 제시한 서울연회 측의 방안과 차이가 컸다.

서울시 담당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복원 여부가 정해진 건 아니지만 기감 서울연회의 민원을 받아 서울시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동대문교회 철거는 성곽 복원 계획 초창기부터 큰 반발을 불러왔다. 서울행정법원이 2009년 “성곽 복원을 위해 동대문교회를 철거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정당하다”고 판결하면서 철거강행으로 결론 났다. 당시 판결을 놓고 ‘600년 역사의 성곽이 117년 역사의 교회를 이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평탄하지 못했던 보상 과정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당시 교회 담임이던 A목사가 교단을 배제한 상태에서 서울시와 보상 협상을 한 게 들통난 뒤 출교당했다. A목사는 이후 소송을 통해 목사직을 되찾았다. 교단은 역사적 의미가 큰 교회를 잃었다는 상실감과 복원해야 한다는 당위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철거 후 5년이 지나도록 복원 논의를 구체화하지 못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