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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유대열 (20·끝) 통일되면 고향에 하나님 복음 전할 수 있길…

인생의 절망 속에서 인도하신 주님… 북한에 하나님의 제단 다시 세우고 북한선교하라는 주님의 뜻 깨달아

유대열 목사(사진 왼쪽 네 번째)가 2002년 수원 합동신학대학원대 학위수여식에서 동료 목회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199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목회자 등 30여명이 송파제일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내 간증을 들은 그들은 남아공으로 날 초청했다. 남아공으로 간 나는 현지 학교와 교회 등 많은 곳에서 북한 공산주의 이념에 목숨을 걸었던 한 인간이 어떻게 인생의 좌절을 당했는지, 방황하는 내 인생에 하나님이 어떻게 찾아오셨는지를 간증했다. 소망이 없던 날 구원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을 증거하며 하나님과 만남으로 인해 내 인생이 얼마나 복된 삶으로 변했는지를 나눴다. 그 인연으로 남아공 양어머니도 얻게 됐다. 아니키란 이름의 그분은 내가 그곳에 머무는 내내 나를 보살펴 주셨다. 2002년 겨울 합동신학대학원대를 졸업하던 날에도 일흔이 넘은 몸을 이끌고 직접 남아공에서 한국까지 오셨을 만큼 나를 아껴주셨다. 그렇게 난 피부색이 다른 남아공 사람들과 교제하며 믿음에는 국경과 인종이 따로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도모코 누님이 그랬고 국제신우회 성도들이 그랬다.

예수님의 형상을 닮은 그들의 사랑과 헌신을 따라 살아가야겠다고 결심한 난 일생을 목회자, 선교사로 살겠다고 서원하며 신학교에 지원했다. 입학 신청서와 함께 제출한 내 소명진술서에는 이렇게 적었다.

“나는 내 고향, 북한에 예수 그리스도 생명의 복음을 전하기를 원합니다. 북한에 무너진 하나님의 제단을 다시 세우고,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다시 세우기를 원합니다. 그것이 지옥 같은 북한 땅에서 나를 이곳까지 살려주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뜻이요, 부르심입니다.”

내 고향 북한이 남한처럼 자유롭게 하나님을 예배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날을 보는 것이 내 유일한 소망이었다.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자가 되길 바라는 것은 내 소명이었다. 신학교에 다니면서 북한이 선교하기 어려운 나라 중 하나로 분류된 걸 본 후로 그 소명은 더욱 분명해졌다. 하나님이 나를 북한에서 인도하셔서 사선을 넘어 이곳까지 살려주신 뜻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이다.

고향이 북한이고 그곳에 사랑하는 혈육들이 사는, 나 같은 탈북민이 북한에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것이 북한에서 우리를 구원해주시고 이곳까지 부르신 하나님의 뜻이고 소명이다. 그래서 난 신학교 2학년 때 ‘북한을 위한 기도 모임’을 만들었고 이는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이자 미션스쿨인 여명학교 설립으로 이어졌다. 통일되면 복음을 들고 고향 북한으로 돌아가 무너진 하나님의 제단을 다시 세우는 사명을 감당하는 그리스도의 군사로 탈북자를 세우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북한선교임을 알게 된 것이다.

남포교회에서 선교 목사로 사역을 시작한 나는 2011년 탈북 청년들과 함께 하나로교회를 개척했다. 2018년 본향교회로 이름을 바꾸며 성전을 확장해 이전했다. 교회이름은 우리의 영원한 본향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천국이란 뜻을 담고 있다. 하늘의 본향에 가기 전, 복음을 들고 먼저 북한 고향으로 갈 우리 청년들은 요셉과 에스더와 같은 사명자라는 의미도 있다.

이 사명을 위해 불러주시고 살려주시고 인도해주신 우리 주님께 영광과 찬송을 드린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내게 오직 믿음 하나 보고 시집와 어려운 목회의 길을 함께 가고 있는 아내에게도 늘 감사할 뿐이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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