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대의 축제, 올림픽은 하계와 동계로 나뉘어 4년에 한 번 개최된다. 19세기 말에 시작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올림픽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7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또 하나의 올림픽이 있다. 국제기능올림픽이다. 대회 명칭에 올림픽이 들어가 있으나 우리만 그렇게 부를 뿐 대회 정식 명칭은 월드 스킬스(World Skills)다. 올림픽이란 말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동·하계 올림픽 외에 스페셜 올림픽만 올림픽 명칭 사용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IOC에서 우리가 월드 스킬스를 국제기능올림픽이라고 부르는 걸 안다면 펄쩍 뛸 게 분명하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두고 있는 월드스킬스 인터내셔널이 주최하는 국제기능올림픽은 2년마다 열린다. 1950년 마드리드에서 1회 대회가 열린 이래 지난 27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러시아 카잔 대회까지 총 45회 열렸다. 초기에는 매년 열렸으나 이후 격년 또는 1년 간격으로 불규칙하게 열리다 89년 영국 버밍엄 대회부터 격년 개최 원칙이 자리잡았다. 참가 자격은 만 17~22세(일부 직종 25세)이며 기계, 금속, 공예, 전기·전자·정보, 건축·목재 등 50개 직종에서 실력을 겨룬다. 그러나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주최 측이 순위를 매기지는 않는다.

우리나라는 66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회에 처음 참가해 4위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 지금까지 19차례 종합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금자탑을 쌓았다. 양궁처럼 으레 ‘국제기능올림픽=우승’으로 여겼다. 그만큼 우리의 손기술은 뛰어났다. 우리나라 이전에는 일본이 우승을 휩쓸다시피 했다.

우승을 도맡아 하던 우리나라는 올해 카잔 대회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밀려 3위를 했다. 러시아의 텃세가 작용했다지만 2017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대회 때보다 한 단계 하락한 기록이다. 중국은 아부다비 대회에 이어 2연패에 성공했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동아시아 3국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국제기능올림픽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게 우연은 아닌 듯하다.

한국의 의사들이 로봇 수술에서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건 뛰어난 손기술 때문이라고 한다. 젓가락질로 단련된 정교하고 미세한 손놀림을 서양사람들이 따라잡기 어렵다는 얘기다. 손놀림뿐 아니라 두뇌놀림에서도 세계를 석권하는 날이 빨리 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 남으려면.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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