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논리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생각이나 주장, 이념은 무조건 옳고, 다른 조직의 것은 무조건 배척하는 논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아군은 무조건 옳고 적군은 무조건 그르다는 전쟁논리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태가 진영싸움이 돼 버렸다. 사안별로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려워졌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 된다. 자유한국당이 대형 호재를 만난듯 대규모 장외집회까지 열어 조 후보자에 대해 총공세를 펼치는 것도 진영싸움의 한 현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조국 힘내세요’와 ‘조국 사퇴하세요’가 실검 전쟁을 벌인다.

진영싸움에서 지는 쪽은 전쟁에서 진 것처럼 큰 타격을 입는다. 그래서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친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권 의 대선주자급 인사들까지 총동원돼 조국 구하기에 나섰다. 이들의 발언은 지지층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고 독전가다. 여론전에서 밀려 지지층이 이탈하면 총선 패배는 물론 정국 주도권을 놓친다. 지금은 중도층에 대한 외연확장보다 지지층 이탈을 막고 결집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나 친문 핵심 지지자들에게 눈도장을 받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면서도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진영싸움이 벌어지면 이들의 목소리는 점점 줄어든다. 더구나 민주당 내에서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것은 적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내통하는 것과 같은 이적행위나 다름없다. 조 후보자를 비판하면 결국 한국당 좋은 일 시켜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유 이사장이 조 후보자에 대해 “심각한 도덕적 비난을 받거나 법을 위반한 행위로 볼 수 있는 일은 한 개도 없다”고 주장하고 서울대 촛불집회에 대해 “한국당이 어른어른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도 조 후보자 딸이 고교시절 대학교수 논문의 제1저자가 되고,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유급에도 불구하고 여섯 차례 장학금을 받은 것 등에 대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 그랬다간 총선을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찍히거나 공천을 못받을 수도 있다. 김종민 의원처럼 논문 제1저자에 대해 “누구나 신청하면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 기회”라고 말하는 일도 생긴다. 진영싸움이 벌어지면 건강하고 합리적인 중도는 설자리가 없다.

신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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