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공무원임금이 올해보다 2.8% 인상된다. 정부예산안에 2020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로 반영됐다. 공무원 보수위원회의 인상 권고안 2.8~3.3%의 최저 수준을 따른 것인데 내년도 최저임금을 감안한 모양이다. 정부가 지난달 5일 확정 고시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8590원으로 전년도보다 240원 오른 2.87% 인상률을 나타냈다.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이를 기준으로 민간기업, 공기업, 공공기관 소속 노동자들의 내년도 임금이 속속 결정된다. 내년도 생활임금도 잇달아 결정되는 상황이다.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내년도 최저임금 및 공무원임금의 인상률을 고려해 2.8% 안팎의 인상률로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생활임금제는 2013년 도입돼 각 지자체들이 조례로 규정하고 있다. 전국 243개 지자체 중 서울·부산·경기 등 13개 광역단체와 70여개 기초단체에서 시행 중이며 확산추세다. 도·시·군의 공공계약 참여를 희망하는 민간기업에까지 확대하려는 노력도 나타나고 있다. 임금 노동자의 실질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법정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한다. 사용자의 임금 지급능력, 노동자 및 부양가족의 최저생계비를 측정해 통상임금인 시간당 임금을 최저임금보다 1000~2000원 높게 결정한다. 지급대상은 환경미화원 등 주로 공무원 보수체계를 적용받지 않는 지자체 직원이나 출연기관 노동자들이다. 올해 약 3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이미 생활임금 시급 1만원 시대가 열린 상태다.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시대’ 공약은 일찌감치 물 건너갔지만 생활임금이 이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시급 1만원 요구는 낭만이 아니다. 현재 ‘18세 이상 고졸 미혼 독신’을 대상으로 한 최저임금의 생계비 기준은 아르바이트 위주의 청년임금에 치우친 감이 있다. 국내 평균 가구원은 지난해 2.44명이다. 월 3인 가구 생계비를 고려한, 부양가족 전체를 보는 생활임금이 절실하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생활임금이 노동시장의 임금 왜곡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예산을 계속 늘려 편성해야 해 재정 악화의 가능성도 지적된다. 하지만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직원들의 인간다운 삶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건 바람직하다. 넓게 보면 사회안전망 구축과 국민의 복지수준 향상에 기여하는 바도 있다. 추석을 열흘 앞둔 상황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실망한 노동자들이 생활임금의 적절한 인상으로 위로 받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김용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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