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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샷 공개 검토에… “공익 우선” “유죄 추정” 찬반 엇갈려

잇단 흉악범죄에 도입 여론 고개… 경찰, 법무부에 유권해석 요청


경찰이 범죄 피의자의 구속 전 수용기록부 사진인 ‘머그샷(mugshot)’ 공개를 제도화 할지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익을 우선시해 이를 지지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채 혐의가 확정되지도 않은 피의자가 여론재판에 노출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3일 “특정강력범죄법(특강법)상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는 조항을 ‘피의자 얼굴을 사진 촬영해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석해도 되는지 법무부에 유권해석을 맡긴 상태”라면서 “아직까지는 가능 여부를 알아보는 단계”라고 밝혔다.

경찰이 머그샷 공개를 검토하는 데는 최근 고유정 사건이나 장대호 사건 등 흉악범죄를 둘러싸고 피의자 신상 공개 여론이 비등한 게 영향을 미쳤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특강법에 마땅한 하위 법률이 없다”면서 “사전에 법무부에서 유권해석을 받아 시행령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그샷은 ‘폴리스 포토그래프(police photograph)’의 속어다. 범인 체포 뒤 구속하기 전 수용기록부를 작성하기 위해 촬영하지만 국내에서는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공개할 경우 현행법상 피의사실공표죄나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일부 국가가 머그샷을 외부에 공개한다. 대표적인 국가가 미국이다. 미국은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머그샷을 공개정보로 규정한다. 사회 지도층이나 저명인사, 유명 연예인도 예외가 아니다. 일부 주에서는 수용기관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머그샷을 공개하기도 한다. 다만 미국 사회의 경우 범죄 발생률이 매우 높은 편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017년 추석 연휴에 미국령 괌에서 한국의 법조인 부부가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돼 머그샷이 공개된 사례가 있다. 현직 로펌 변호사와 수도권 소재 법원 판사였던 이들 부부는 아이들을 차량에 놓고 쇼핑을 하러 갔다가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돼 현지언론에 보도됐다. 벌금형 처분에 그쳤지만 사진과 신상이 모두 알려지면서 논란이 있었다.

머그샷이라는 이름은 18세기 ‘머그(mug)’ 단어가 얼굴을 뜻하는 은어로 쓰였던 데서 유래했다. 당시 머그잔에 사람의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그려 꾸미던 문화 때문에 머그가 추한 얼굴의 동의어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공개된 머그샷을 두고 온라인 상에서 불특정 다수가 외모를 비하하고 조롱하는 등의 일도 종종 일어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찬반이 갈린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미국 사회가 우리 사회보다 인권이나 명예를 덜 존중해서 머그샷을 공개하는 게 아니다”면서 “사회의 안전이라는 공익을 사적 이익보다 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기준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보라 변호사는 “국내에서는 피의자 얼굴 공개 자체가 범죄의 경중보다는 여론에 좌지우지 돼왔기 때문에 일반적 기준을 세우는 일 자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죄추정에 입각해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한다면 재판 과정에서 방어권 행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더러 무죄 판결이 나더라도 명예가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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