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양 목사의 사진과 묵상] 예수님의 마지막 밤 기도를 지켜본 달과 구름

전담양 목사가 지난달 20일 새벽 1시에 찍은 경기도 고양시 원흥동의 하늘.

안녕하세요? 나는 구름이라고 해요. 왜 내 이름이 구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주 오래전에 밝은 빛이 나타나서 큰 목소리를 들은 후 나는 ‘구름’이라고 불렸어요. 나는 하늘에 살아요. 내 가장 친한 친구는 ‘생기’라는 바람이에요. 이 친구는 언제나 내 손을 꼭 잡고 산책가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내 손을 잡고 푸른 초원에서 뛰기도 하고, 바다에서 내게 물을 뿌리며 서로 장난을 치기도 해요. 우리는 너무 즐거운데 하나님은 싫어하시는 것 같아요. “그만 멈춰라!”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한다나요?

나의 또 다른 친구는 ‘해님’이라고 해요. 이 친구는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빛을 비춰요. 이 친구가 비추면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세계가 그려져요. 색깔이 구별되고, 나무도 푸르고, 꽃들도 손을 흔들고요. 그리고 많은 사람이 해님이 있을 때는 움직이다가 이 친구가 잠이 들면 다들 어디론가 사라져요. 아마도 해님이 밤 이불 덮고 잠드는 것처럼 같은 이불 속에서 잠을 자는 것 같아요.

친구들 이야기는 그만하고요. 당신이 모처럼 내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얼마 전에 겪었던 일을 말해 줄게요. 해님이 잠자러 돌아간 어느 날 밤이었어요. 나는 언제나처럼 내 등 뒤에서 빛나는 달님과 함께 잠든 땅과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조용히 잠들어 있는 양들, 곁에서 막대기를 쥐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소년 목동, 나뭇가지 위에 앉아 조용히 노래하는 새들…. 달님이 밤마다 보여주는 단편 영화에는 매일 다른 스토리가 있어요. 쉿! 그런데 평소와는 다른 소리가 들려요. 전에 생기와 함께 산책했던 그 동산이에요. 한 남자가 있어요. 고개를 푹 숙이고 막 태어난 어린 아기처럼 떨고 떨면서 무엇인가 말하고 있어요. 무슨 소리인지 들어봐야겠어요.

“아버지여!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길 원하나이다!” 두 손을 들었어요. 얼굴을 감싸 쥐었던 손에 피가 묻어 있어요. 옆에는 같이 온 친구들 같은데 잠이 들어 있어요. 너무 피곤해 보여요. 그런데 옆에 저 사람은 피곤해 보이지 않아요. 아니 오히려 더 분명하고 힘이 있어 보여요. 종종 내게 찾아와서 생명수를 부어주던 천사들이 그의 머리 위에 기름을 붓고 있어요. 저 천국에 있던 기름을 다 붓고 있어요. 그를 둘러싸던 밤은 없고 아버지 하나님과 함께 끌어안고 기쁨으로 울고 있어요. 저 천국의 모든 성도,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등 믿음으로 살았던 모든 사람이 나를 밟고 서서 둘만의 포옹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어요. 매일매일 달님이 보여주는 영화들 중에 그날 밤의 스토리는 잊을 수가 없어요. 엎드려 기도하는 한 사람, 그 손을 붙드신 아버지, 폭포같이 부어주시는 기름, 모두의 박수…. 가끔은 그 감격을 느끼고 싶어서 밤마다 달님에게 부탁해 보는데요. 요즘은 밤마다 너무 조용하네요. 나는 매일 밤 기대하는데 쳐다보는 사람 하나 없고요. 손을 들고 기도하는 사람도 없어요. 귀 기울여 듣고 싶은 이야기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아요. 당신은 내가 듣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겠지요. 그런데요, 하나님이 내게 만들어 주신 귀는 거짓말을 듣지 못해요. 내 귀는 진실만을 들어요. 내 눈은 현상이 아니라 중심을 봐요. 그래서 요즘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참 슬퍼요. 혹시나 길을 가다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면, 그리고 오늘 나와 당신처럼 짧게나마 대화할 수 있다면 꼭 전해주세요. 하늘이 당신의 진실을 듣고 싶어한다고요. 내가 하늘에 사는 것처럼, 내가 생기와 손잡고 빛과 함께 사는 것처럼, 당신도 마음을 열고 하늘에 손 내밀면 기쁘게 안아주는 아버지가 있고, 준비된 은혜의 기름병을 들고 있는 천사들이 있고, 기쁘게 바라보며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내가 있다고요. 꼭! 꼭! 전해주세요. 반가웠어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진실의 풍경을 그리며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가? 나를 향해 오신다.”(전담양 목사의 시 ‘진리가 오신다’ 중에서)

<전담양 고양 임마누엘 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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