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왼쪽)가 슛을 때리고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가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 오는 23일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 시상은 이른바 ‘메호대전’의 추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년간 세계 최고 축구선수에게 주는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반분한 두 선수 중 누가 균형을 깰지, 아니면 리버풀의 버질 반 다이크가 메시와 호날두를 제치고 최후의 승리자가 될지가 관심거리다. AP뉴시스

“메시입니까, 호날두입니까(Messi or Ronaldo).”

오랫동안 결론을 내지 못한 논쟁은 조용하게 사그라지는 법이 없다. 그러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같은 질문이 반복되는 것이다. 웬만한 축구스타는 이 질문을 받았다. 두 선수의 소속팀과 경기를 끝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기자회견장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주관 방송사 스카이스포츠의 중계방송 직후 이어지는 전문가 대담에서 자연스럽게, 혹은 난데없이 이 질문이 건네졌다.

대답은 어땠을까.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 첼시의 프랭크 램퍼드 감독, 아스널을 10년 넘게 지휘했던 아르센 벵거 전 감독, 현역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에당 아자르(레알 마드리드),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는 스페인 FC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선택했다. 축구계 원로인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 중견인 스티브 제라드와 호나우지뉴의 선택도 메시였다.

이탈리아 유벤투스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대체로 옛 소속팀인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출신의 지지를 얻었다. 호날두는 ‘명장’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현역 공격수인 마커스 래시포드, 은퇴하고 해설자로 전향한 로이 킨, 리오 퍼디낸드, 파트리스 에브라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동료였던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도 배신하지 않고 호날두를 지목했다.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세계 축구에서 저물고 있는 2010년대가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라는 점이다. 밤잠을 설치며 유럽 축구 중계방송을 시청하는 아시아의 팬부터 현역 스타플레이어까지 두 선수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는, 이른바 ‘메호대전’은 이제 대단원의 막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메시와 호날두는 30대다. 만으로 34세인 호날두는 당장 은퇴해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이제는 결론을 내야 하지 않을까.

오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열리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시상식은 메호대전의 클라이맥스가 되거나, 반대로 논쟁을 끝내는 방점이 될 수 있다. 메시와 호날두는 축구잡지 프랑스풋볼의 발롱도르와 통합된 기간(2010~2016년)을 포함한 FIFA 올해의 선수 시상식에서 2007년부터 13년째 변함없이 최종 후보 3인 중 두 자리를 확보했다. 앞선 12회에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5회씩 타이틀을 나눠가졌다. 둘 중 하나가 6번째 타이틀을 차지하면, 메호대전의 무게중심은 한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질 수 있다.

후보 선정의 기준은 지난 시즌 성적이다. FIFA는 지난 2일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최종 후보 공개 행사를 열고 “지난해 7월 16일부터 올해 7월 19일까지 성적을 바탕으로 선출된 후보 10명을 지난달 19일까지 20일간 진행한 투표에서 최종 3명으로 압축했다”고 설명했다. 기간을 놓고 보면, 지난해 7월 15일 폐막한 러시아월드컵 성적은 반영되지 않았다.

월드컵을 빼고 2018-2019시즌 프로 성적이 주로 반영되면서 안도한 쪽은 메시로 볼 수 있다. 메시는 월드컵에서 1골을 넣어, 호날두(3골)보다 부진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만 차출되면 작아지는 메시의 존재감은 이미 한두 해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월드컵을 끝내고 돌아간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펄펄 날았다.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챔피언스리그를 통틀어 50경기에서 51골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면 호날두는 유벤투스로 이적한 지난 시즌에 주춤했다. 앞서 시즌마다 50득점 안팎을 기록했던 호날두의 골러시는 지난 시즌 43경기에서 28골(10어시스트)로 급감했다. 거의 반토막이 났다. 호날두는 지난달 29일 UEFA 시상식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메시(207점)의 절반도 되지 않는 74점을 받았다. 리버풀 센터백 버질 반 다이크(305점·네덜란드)가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이 시상식에서 메시는 그나마 공격수 부문 트로피를 수상했지만, 호날두는 ‘무관’이었다. 다가오는 FIFA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 판세를 ‘메시와 반 다이크의 2파전에 호날두는 들러리’로 보는 시각이 유럽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메시도 낙관할 입장은 아니다. 메호대전은 이미 지난해부터 균열을 나타냈다. 지난해 수상자는 조국을 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끈 레알 마드리드의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였다. 투표자의 관점이 더 이상 메호대전에만 고정돼 있지 않다는 얘기다. 반 다이크는 메시 못지않게 유력 후보로 평가되고 있다.

리버풀 센터백 버질 반 다이크가 지난달 15일(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보다폰 아레나에서 잉글랜드 첼시와 가진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반 다이크는 올해의 선수를 차지하면 2006년 이탈리아의 파비오 칸나바로 이후 13년 만에 수비수 수상자가 된다. 반 다이크는 지난 시즌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중 실점이 22개로 가장 적었다. ‘철벽 방어’를 펼친 리버풀 수비진의 중심에 반 다이크가 있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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