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자녀에게 주어진 떡

마가복음 7장 24~30절


한 여자가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그 여자는 헬라인이요, 수로보니게 여인입니다. 이 여인은 어린 딸이 더러운 귀신에 들려 고통당하고 있었기에 예수의 발 아래 엎드려 귀신을 쫓아주기를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냉정하게도 “자녀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찌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막 7:27)고 말씀하십니다.

수로보니게 여인은 이런 상황에서도 “개들도 아이들이 먹던 부스러기라도 먹지 않느냐”며 부스러기 은혜를 간구했고 결국 예수님의 선언으로 이 여인의 딸은 치유됐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을 구원하기 위해 메시아가 올 거라 믿었습니다. 오실 메시아를 믿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형식과 규정이 생겼으며 전통이 됐습니다.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은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장로의 전통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한 이유도 바로 그런 맥락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향한 마음은 비어있는 채 선민의식에 사로잡힌 이방인을 부정했습니다. 이방인에게는 구원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삶은 형식이 내용을 대체하는 삶이었고 속이 비어있는 쭉정이와 같았습니다.

마가복음 7장은 무엇이 참으로 사람을 부정하게 하는지 말씀합니다. 사람 안에서 나오는 것이 더러운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무엇이든지 밖에서 사람에게로 들어가는 것은 능히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되 사람 안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막 7:15~16)

거룩한 백성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율법을 받았다고 거룩한 백성이 된 것이 아니라 율법을 온전하게 지켜야 거룩한 백성이 된다고 말씀합니다. 형식과 전통에 갇혀 하나님 말씀의 본질인 사랑이 없다면 거룩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옥토의 마음 밭에 받아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오직 이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며 할례는 마음에 할지니 영에 있고 율법 조문에 있지 아니한 것이라 그 칭찬이 사람에게서가 아니요 다만 하나님에게서니라.”(롬 2:29)

마태복음에서는 여인이 예수님께 와서 호소한 내용이 기록돼 있습니다. “주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말하는 여인은 다윗의 자손으로 오실 메시아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을 구원할 메시아에게 간구하는 수로보니게 여인은 자신과 같은 이방인에게 은혜가 임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에게서 응답을 받지 않았음에도 끊임없이 간구한 것입니다. 수로보니게 여인은 부스러기 떡이라도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어디에 와 있습니까. 하나님의 은혜를 당연히 여기지는 않습니까. 전통에 막혀 도리어 은혜를 가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 백성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하나님이 자녀에게 준 떡을 먹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만 해도 대단한 특권입니다. 그런데 특권과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하나님 은혜를 누리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누가복음 15장에는 탕자의 비유가 나옵니다. 두 아들이 있었는데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받고 먼 타국으로 가 모든 재산을 탕진했습니다. 그러고는 차라리 아버지 집에서 품꾼으로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돌아왔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반기며 그의 권위를 회복시키고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열었습니다. 이때 맏아들은 탕자를 받은 아버지에게 화가 났습니다. 자신에게는 염소 새끼도 주지 않았는데 송아지를 잡은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탕자의 비유를 통해 맏아들로서 아버지와 함께하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은혜를 누리며 구원의 잔치가 열린 것에 기뻐해야 할 줄로 믿습니다. 부정한 것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 만민의 구주로 오신 예수님, 자녀에게 떡 주기를 기뻐하는 예수님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우리 주변에 탕자와 수로보니게 여인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에게는 하나님 아버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섬기며 구원의 잔치를 준비합시다.

안종혁 구세군서귀포영문 사관

◇구세군서귀포영문은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에 2004년 설립됐습니다. 복음을 선포하며 믿음의 가정을 세우는 비전을 품고 있습니다. 구세군 영문으로서 회복과 능력, 거룩한 전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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