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밀리면 계속 밀릴 거라는 정치공학적 계산이 영향 미친 듯… 정국 혼란 예상되고 검찰 개혁도 동력 잃어

실망스럽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수많은 의혹과 공정성 문제, 이로 인해 받은 국민들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저 갈 길을 가는 선택을 했다. 국론이 분열되고 정국이 극한 대결로 치달아도 지지자들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 임명의 최대 명분으로 검찰 개혁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을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야당이나 검찰과의 힘겨루기에서 지지 않겠다는 고집이 엿보인다. 이번에 밀리면 계속 밀릴 것이라는 정치공학적 계산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개혁도 조 장관이 추진하는 한 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조 장관이 어떤 정책을 추진하든 야당의 반대는 물론 조 장관의 도덕성 문제에 환멸을 느낀 국민들도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조 장관을 수사하는데, 조 장관은 검찰에 대한 인사권과 예산권을 갖고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모순도 생겼다. 문 대통령은 검찰은 검찰이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할 일을 하면 된다고 말했지만 검찰과 조 장관의 충돌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부부가 참석해 오던 장관 임명식이 이번에는 배우자 참석 없이 열린 것도 장관 임기 시작부터 파행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무엇보다 극심한 여야 대립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부는 끝났다”며 극한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조 장관 임명 강행을 보고 야당이 투쟁에 나서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야당이 그동안 정치공세와 국정 발목잡기를 해온 측면이 있었다 하더라도 지금부터 벌이는 대여 공격은 정당성을 갖게 됐다. 문재인정부가 적폐세력으로 지목했던 한국당이 이제는 문재인정부를 향해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상황이 됐다.

모두 문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다. 정국 파행의 책임이 문 대통령과 임명 강행을 건의한 여당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민사회와 대학생들의 반발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도 문제가 있다.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된다며 그동안 제기된 의혹과 공정성 문제를 무시했다. 국민들을 분노케 한 불공정과 특권 문제를 입시제도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청문회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국민 정서나 상식과 동떨어진 발언들이다. 조 장관 때문에 상처 입은 국민들에게 문 대통령은 또 상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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